"블레어, 금리인상 정부부담 해소"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국은행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나 독일의 분데스방크와는 '힘'에있어서 근본적으로 다르다. 영국은행은 금리문제에 대해 결정권이 없기 때문이다.그런데 토니 블레어가 이끄는 노동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지 불과 5일후인 지난 6일 노동당정부는 영국은행이 이자율을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역사적인' 조치를 취했다. 영국국민은 물론유럽대륙을 놀라게 한 중대 경제정책이었다.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권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당연한 것이지만 그동안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의해 이자율이 결정돼온 영국에서는 파격적인 것으로 블레어 총리의 첫번째 '깜짝쇼'가 된 셈이다.블레어 총리는 일단 금리를 6.5%%까지 올리고 인플레는 2.5%%선에서 잡겠다고 목표를 세워놓았다. 중앙은행의 기능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그는 이같은 목표를 철저히 이행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 조치는 블레어총리에게 다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먼저 중앙은행의 독립권을 인정함으로써 블레어 총리는 과거 마거릿 대처나 존 메이저의 보수당이 겪어온 금리결정 고민을 일단 덜 수 있게 됐다. 이는 곧, 사회주의적 냄새가 나는 두꺼운 외투를 벗어던지고 자유경쟁시장체제를 고수하겠다는 노동당의 의지를 반영한다. 또 1999년부터 막을올릴 유럽 단일통화 메커니즘에 한걸음 더 가까이 감으로써 유럽속의 영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의 성공여부는 미지수. 고든 브라운 신임 재정장관의 "단기적인 정치입김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경제현상에 의해 금리가 결정된다"는 배경설명후 스탠더드 은행의 경제학자 팀 폭스는 "아주 고무적인 조치다. 영국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으나 전 재무장관 케네스 클라크는 "현명하지 못한 조치"라며 "과거보다 더 경직되고 고리타분한 화폐정책을 보게될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어쨌든 노동당은 인플레를 잡기위해 세금을 더 거두는 재정정책을 버리고 이자율을 높이는 화폐정책을 택함으로써 국민에게 혁신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었으나 골이 깊은 '영국병'을 얼마나 치유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1694년에 설립된 영국은행이 3백년만에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가운데 영국경제 1번지인 '스레드니들가(街)의 노(老)숙녀'(영국은행의 별칭)는 앞으로 얼마나 웃음을 지을지 지구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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