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데스크-박대통령 기념관

입력 1997-05-07 14:21:00

"노채식 〈중부지역 본부장〉"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에 대한 얘기가 요즘 회자(膾炙)되고 있다.

얼마전 인간복제문제가 나왔을 때 복제 1순위로 꼽히더니 최근에는 신문, PC통신, 인터넷에까지등장하는등 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매일신문의 '실록소설 청년 박정희'에 이어 신문·출판계에서 관련 회고록 붐이 일고 있다. 이달초 인터넷에 등장한 박대통령기념관 사이트에는 하루 평균 1천여명의 네티즌들이 방문하고 있어 PC통신은 이를 '박정희 신드롬'이라고까지 하고 있다.

**난세에 찾게되는 인물

박대통령은 1917년생으로 올해가 태어난지 80주년이고 1979년에 돌아갔으니 서거18주기를 앞두고있다. 박대통령은 쿠데타를 일으킨 군사독재자요, 3선개헌에 유신헌법까지 만들어 영구집권을 꿈꾼이다. 이런 그를 두고 왜 '박정희 향수'니 '신드롬'이니하며 마치 '죽은 공명 부르듯' 그리워하는 것인가.

한보비리·대통령아들의 국정농단·대선자금등으로 4개월째 계속되는 국정부재·앞을 내다볼 수없는 경제의 암담함등 총체적 위기의 깊은 수렁속에 빠져있으나 대통령도, 정치인도 누구하나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위기상황 때문이다. 민주화만 되면 모든 것이 원만융통하리라 믿었던 국민의 꿈을 짓밟은 그 이후 통치자들은 박정희대통령의 군사독재와 유신에 묻혀버린 공(功)-통치자로서 지녔던 분명한 통치이념과 추진력과 청렴-을 애써 외면하고 사후 10년도되지않아 과(過)만 내세워 난도질해댔던 부분들이 역시 20년도 되지않아 재평가받게되는 책임을져야 한다.

**변변한 추모장소 없어

박대통령을 정말로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구미 사람들이다. 구미사람들의 마음속에는아직도 박대통령이 살아있다. 오늘과 같은 난국의 시대가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불러올 수만 있다면 불러오고 싶은 고향사람이다. 이런 구미사람들에게 박정희 향수니 신드롬이니 하는 말은 별의미가 없다. 오히려 박대통령 얘기가 회자될 때마다 회환과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그것은 박대통령이 서거한지 올해로 벌써 18년이 되지만 구미에 아직 박대통령을 추모하는 기념관을 세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유족이 있고 민족중흥회와 구미생가보존회 같은 단체가있기는 하다. 한때는 유족측에서는 물론 정부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가지는 듯 했으나 아직 이렇다할 진전이 없는 상태다.

구미사람들은 기념관 건립이 김대통령의 대선공약인데다 지난 자치단체장선거와 총선에서 여·야당할 것 없이 이 지역의 모든 후보들이 기념관설립을 약속하고도 2년이 지나도록 누구하나 거론조차 하지 않고 있어 선거때만 박대통령을 이용한 그들이 얄밉기만하다.

박대통령을 추모할 수 있는 곳은 국립묘지 이외에는 유일하게 구미시 상모동 박대통령생가 뿐이다. 관광객등 그곳을 찾은 사람은 누구나 그 초라함에 한번 놀라고 그 허술함과 방치에도 불구,1년에 4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고 있다는데 두번 놀란다.

**자치단체 관심가져야

다행히 올해 구미시에서 박대통령 기념전시관 건립계획을 밝혀 구미사람들은 여간 반갑지가 않다. 지난달 구미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구미시장은 상모동 생가부근 약1만평의 부지에 연건평 1천5백평규모의 기념및 전시관건립계획을 밝히고 기본계획 학술용역수립을 위한 예산 2억원을추경에 올리겠다고 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사업계획이 올해 학술용역을 거쳐 건추위 구성및착공이 1998~2001년까지로 너무 멀리 잡혀 있는 것. 불행히도 우리는 건국후 일곱번째 대통령을맞고 있지만 아직 변변한 대통령 기념관하나 갖지 못하고 있다. 이제 유족측과 민족중흥회등 관련단체 구미사람들이 모두 발벗고 나설 때이다. 머지않은 장래 구미사람들이 자치단체와 함께 힘을 합쳐 결실을 맺은 박대통령의 멋진 기념관 개관을 기대해 본다. 해서 박대통령의 과(過)와 함께 공(功)도 함께 평가되는 역사의 장(場)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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