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바람이 안 부는데?

입력 1997-05-07 00:00:00

연일 계속되던 한보비리, 국회청문회 뉴스들도 어느덧 시들해져버려 조간신문을 펼쳐들면서 오늘은 또 어떤 짜릿한 기사가 신문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는지 하던 기대도 별로 없어졌다.인체의 한 부분을 전공하는 나로서는 학생들과 둘러앉아 현시국을 논할 자리는 별로 없으나 그래도 몇몇 학생들이나 후배들과 더불어 이야기하기를 좋아하여 가끔씩 술자리를 같이하곤 한다. 5월초 내리쬐는 햇살아래 밀려드는 오수앞에 무기력해지는 평범한 우리들, 그러나 우리가 마냥 무기력한 일상의 틀에서만 머물러서는 안될 일. 그래서 난 술자리서 이런 이야길 나누곤한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 제각기 몫의 능력을 타고난다. 이런 능력을 개발하고 집중력을 배양하고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한다.한번에 한가지 일에 집중하여 일한다면 하루라도 충분한 시간이 있고, 많이 할 수 있다. 한번에두가지 일을 하려고 하면 일년이라도 시간이 부족할 거다. 그러므로 내가 가진 하루의 시간을 잘할당하여 내가 내 시간을 부리는 주인이 되자고 이야기한다. 현실은 누구나에게 다 만족스러울수는 없다. 힘든 현실 앞에서 내가 해야할 것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최선을 다해 주의를 기울이고가치있는 것으로 만들어가자.

최근 일본에는 현실을 무시하고 현실로부터 탈피하여 자기만족의 가상현실속에 안주하는 오타쿠족이라는 신생어가 생겼다고 한다. 현실을 무시한 미래는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대통령의 아들이 될수는 없지 않은가? 성실하게 노력한 일에 대해 모른다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늘 바람이 불지 않는다고 주저앉아서는 아니될 것이다. 열심히 노를 저어앞으로 나가자고 우리모두에게 이야기하자.

〈경북대치대교수·치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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