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갑자기 가슴뛰고 숨막혀…

입력 1997-05-06 14:30:00

30대 후반의 평범한 회사원인 황모씨는 얼마전 끔찍한 일을 겪었다.

직장에서 일을 하던중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고 가슴이 터질듯이 뛰면서 숨이 가쁘고 정신이 아득해져 '이러다가 영락없이 죽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몇분후 증상은 없어졌지만 이런 발작이 한번더 일어나면 꼼짝없이 죽을 것같아 심장전문의를 찾아갔다.

그러나 심전도 검사부터 혈액검사, 컴퓨터 촬영, 뇌파검사 등 갖가지 검사를 다 받아봤지만 아무런 이상도 발견할 수 없었다. 결국 과로때문일 것이라는 막연한 말만 듣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몇주 되지 않아 다시 발작이 일어났다.

그후 이 병원, 저 병원 찾아다니기를 십여차례 반복하다가 엉뚱하게 정신과에서 '공황장애'라는진단을 받았다. 정신과 치료를 받은후 증세가 현저하게 좋아진 것은 물론이다.공황장애는 우울증, 정신분열증 등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정신과 질환이지만 가벼운 증세까지포함하면 전체 인구의 약 5%%가 환자로 추정될 정도로 흔한 병.다른 정신질환에 비해 조기치료할 경우 완치가 어렵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씨의 예처럼 공황장애는 심장발작처럼 갑자기 가슴이 심하게 뛰고 숨이 막히며 머리가 어지럽고 온몸에 힘이 쭉 빠져 환자가 엄청난 공포와 불안증상을 느끼는 것이 특징이다.가벼운 증상이 반복되다가 갑자기 심한 발작이 일어나면 환자는 발작에 대한 공포때문에 사람이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등 소극적으로 변한다. 방치할 경우 공포증, 우울증으로 악화돼 사회생활 자체가 힘들어지기도 한다. 여러 병원을 찾아도 확실한 병명을 알아내지 못할 경우 환자의 불안이 더 커지기 마련이다.

공황장애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신체적 요인이 가장중요한 원인이라는견해가 우세하다. 우리 주변의 위험을 알려주는 인체의 경보장치가 너무 민감해져 위험상황이 아닌데도 공포심을 느끼게 만든다는 것이다.

공황장애는 모든 연령층에 다 나타날 수 있지만 환자의 50%%정도가 20대에 처음 발병한다. 하지만 가벼운 발작의 경우 상당수가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때문으로 생각하고 그냥 넘겨버리기 쉽다.병원을 찾더라도 협심증, 부정맥,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이나 호흡기 질환 등으로 오진될 가능성이커 효과적인 치료가 어려울 때도있다.

공황장애환자의 1/3정도는 약물치료만으로 완치가 가능한데 치료시작후 2~4주가 지나면 증세가현저히 사라진다. 그러나 약을 끊은 후에도 발작이 일어나지않으면 의사의 지시에 따라 6개월정도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저혈당증, 저칼슘증, 카페인 중독등의 경우 공황장애와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신중한 진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金嘉瑩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