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TJ 사전조율 가능할까

입력 1997-05-01 15:13:00

이기택민주당총재와 박태준전포철회장의 잇따른 출마선언으로 포항보선에대한 관심이 증폭되고있는 가운데 양측의 사전조율 여부가 벌써부터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양측이 모두 포항보선에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하고 나섰지만 두 거물이 한꺼번에 출마해 출혈을 감내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같은 사정은 민주당 이총재에게는 더한 것으로 보인다.

이총재는 표면적으로는 일전불사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보선출마를 위한 기자회견에 이어 30일부터는 부산을 방문해 포항으로의 이적에 양해를 구하고 있다. 이총재는 보선과 관련해 "나를 언론에서는 보선의 귀재라고 말한다"며 박전회장 출마 여부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입장이다.

하지만 이총재에게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포항을 근거지로 하고있는 박전회장에게 패할 경우 총선에 이어 보선에서까지 패배해 정치생명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총재는 이때문인지 29일 기자회견에서도 여운을 남겼다. "두사람이 맞서 싸울 이유는 없다"며 "후보단일화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30일 측근들을 통해 보선출마 의사를 밝힌 박전회장도 이총재와의 맞대결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알려졌다. 실제로 박전회장의 주변인사들 중에는 박전회장이 보선출마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 92년 민자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을 볼때 박전회장은 정치판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극단적인평가 때문이다. 또 7선의원 출신 정치거물인 이총재와 맞대결을 펼쳐 실패할 경우 명예회복은 물론 정치생명도 끝장을 보게 된다.

이때문에 보선을 겨냥해 양자 모두 경쟁적으로 출마를 선언하고 나섰지만 이는 상대방에 대한 기선제압용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다음주 중으로 박전회장이 귀국하는대로 어떤식으로든 양자간의 회동이 있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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