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후 홍콩' 거대한 대륙시장 공략 교두보

입력 1997-05-01 00:00:00

D-61일. 7월1일이면 세계최대의 자유무역항인 홍콩이 중국에 영구 반환된다.

'영국의 홍콩'이 아니라 '중국의 홍콩'을 의미한다. 홍콩의 경제기조가 그대로 유지될지, 아니면 '대륙'의 간섭으로 그 기능이 축소될지. 홍콩과 이와 연계된 중국의 시장의존도가 높은 지역섬유업계는 '7월이후 홍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대(對)홍콩 수출은 1백14억달러를 기록, 99억8천8백만달러의 무역흑자를 올렸다.특히 대구지역의 대홍콩 수출액은 13억2천8백79만달러, 수입은 3천4백93만달러로 무역흑자가 12억9천3백86만3천달러(세관자료)에 달한다. 대구경북지역의 대홍콩섬유수출의 경우 13억7천4백만달러로 지역섬유수출액의 25.5%%(섬유개발연구원 자료)에 이른다.

이처럼 '효자수출지역'인 홍콩의 중국귀속은 지역섬유업계로서 악재일까, 호재일까. 홍콩반환은중국의 개방가속화를 초래, 궁극적으론 중국시장 확대의 새로운 기회라는 것이 일반적 전망이다.이는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50년간 관세, 무역정책 등 경제문제에 대한 자치권을 인정하기로한영국과 중국간 기본법 체결과 중국의 개방정책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홍콩반환후 중-홍콩간 무역거래 활성화, 중국최고의 성장세를보이고 있는 화남경제권과의 접촉 용이 등으로 한국기업으로서는 '+@'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전망을 내놓고 있다.

KOTRA는 홍콩의 중국귀속후 홍콩이 포함된 우리의 대(對)중국 수출이 2백76억달러에 달해 단일시장으로 미국을 제치고 최대수출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다소 조심스런 진단을 하고 있다. 홍콩반환초기에는 혼란기를 겪을 것이며장기적으론 중국수출의 전진기지로서 역할이 약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또 중국과 홍콩간의 관세조정도 있을 것으로 예상돼 지역섬유산업의 홍콩시장 비중이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으로들어가는 수출품에 대한 무관세는 그대로 유지되나 홍콩에서 중국으로 반입되는 재수출에 대한관세율을 인상하거나 밀수형태로 반입되는 제품에 대한 중국당국의 통제가 강화될 것을 예상하고있다.

섬유개발연구원 기획조사부 문종상씨는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홍콩반환을 기점으로 화교자본의 응집력과 중국의 소비시장, 대만의 기술력이 조화된 '화교 섬유네트워크'가 본격 궤도에 오를경우 대구경북의 직물수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역섬유업계는 홍콩반환후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낙관하면서도 단기적으론 불안심리 고조로 염색가공지보다 생지반입를 선호할 것이며 장기적으론 홍콩-중국간 밀거래 양성화, 중국의 WTO체제 가입 등으로 수출패턴은 과거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무역 황재우 상무는 "홍콩의존도를 줄여가는 대신 중국 직수출 길을 개척해야 될 것 같다"고말한다.

업계 일부에서는 이와함께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 직물에만 머물지 말고 어패럴분야까지 현지생산체제를 구축, 고부가가치를 지향해야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견직물조합 장해준상무는 "홍콩의 중국귀속은 중국시장 확대를 의미한다. 이에따라 거대한 중국시장의 지역별 진출전략이 마련돼야 된다"고 강조한다. 장상무는 또 "중국이 섬유류 자급자족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만큼 현지제품을 능가할 수 있는 차별화제품 개발이 시급하고 '히트 앤드 런(치고빠지기)'식 수출전략을 마련해야 될 것이다"고 말한다. 〈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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