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사법처리 초읽기

입력 1997-04-30 00:00:00

"소산 무너진다"

검찰이 내달초 김현철씨의 소환을 앞두고 측근 2명이 이권 개입의대가로 기업체로부터 16억9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냄에 따라 현철씨 사법처리가 초읽기에 들어 갔다.

검찰은 29일 현철씨의 측근 (주)심우 대표 박태중씨와 현철씨의 한성대 동창인 (주)디즈니여행사대표 김희찬씨에 대한 소환 조사를 통해 설로만 떠돌던 현철씨 이권개입 가능성을 확인하고 현철씨를 내달 초 소환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검찰은 박씨와 김씨가 광주 라인건설과 대전 삼정건설 및 거평그룹 계열사인 대한중석으로부터 "현철씨를 통해 지역 민방 사업권등 각종 이권에 개입, 선처해 주겠다"고 제의하고 각각 6억9천만원과 10억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내 한달여간 계속된 현철씨 수사의 첫 과실을 발표했다.검찰은 박씨와 김씨를 구속한 뒤 이들의 돈이 현철씨에게 건네졌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한다는 전략이며 곧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김씨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권개입 대가로 받은 10억원을 내가 다 썼다"고 진술한 것처럼 이들 두사람이 받은 돈을 모두 착복하거나 현철씨에게 돈을 전달하고도 입을 다물어 버리면현철씨와의 연결 고리가 끊겨 수사에 난항도 예상된다.

이들이 현철씨를 최후의 보호막으로 삼아 입을 다물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그러나 현철씨 비리에 대한 이들의 진술과는 관계없이 다음달초 현철씨를 소환,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박씨와 김씨에게 돈을 전달한 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현철씨가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 수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포착했다"며 현철씨 사법처리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검찰은 현철씨의 지역 민방개입 의혹이 제기되자 민방사업자 선정과정에 참여한업체 관계자들은물론 시중에 나돌던 갖가지 설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거평그룹과 현철씨간의 연결 고리를찾아낸 것이다.

검찰은 현철씨에 대해 이미 밝혀진 혐의외에도 모든 의혹들을 낱낱이 규명하겠다는 방침이어서현철씨가 수수한 자금은 상상이상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검찰 주변에선 현철씨에게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씩 건넨 업체가 20여개에 달할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현철씨가 국회 청문회에서 이권개입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으나 일단 구속되면 심리적 압박을 느낄 수 밖에 없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비리 혐의와 물증까지 제시하면 결국 굴복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현철씨가 측근을 통하지 않고 직접 대형 이권사업에 개입, 거액을 수수했다는 혐의도 일부 포착해 물증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 관계자는 현철씨 사법처리 가능성에 대해 "자신 있다"는 한마디로 일축하고 "단순히현철씨를 사법처리하는 것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수사결과를 내놓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혀 현철씨 구속 이후에도 수사가 계속될것임을 명백히 했다.

현철씨를 일단 구속한후 기소전까지 20여일간 보강 수사를 벌여 대형 이권개입, 인사·국정개입,안기부 정보 유용등 현철씨의 모든 의혹을 낱낱이 규명할 방침이어서'현철씨 사법처리'라는 돌이킬 수 없는 대세속에 검찰의 수사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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