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특혜대출과 관련 검찰조사와 국회청문회 증언을 했던 박석태 전(前)제일은행상무의 자살사건은 실로 충격적이다. 박씨의 자살배경을 놓고 여러가지 추정이 나오고 있으나 그 근원은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비리·부패관행이 결국 한 은행의 임원을 죽음으로까지 몰았다고 밖에 할수 없다.그러나 좀더 구체적인 자살배경의 단서가 될 그의 유서를 우리는 유심히 분석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박씨는 죽음을 택하고 남긴 유서에서 청와대비서관, 2명의 국회의원 그리고 그의 상사였던 두행장의 이름을 거명하며 미안하다는 말로 그의 심경을 압축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그가 국회청문회에서 한보특혜대출과 관련 청와대의 개입설을 처음으로 간접 시인한 장본인임을 떠올리지않을 수 없다. 또 검찰조사과정에서도 한보특혜대출과 부도방지압력, 유원건설인수과정등에서 그는 '청와대 윗선'의 압력이 있었음을 느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그는 국정감사때야당국회의원들의 한보대출자료제출을 요구받고 한보에 이 사실을 알렸고 박씨 자신도 서울대 후배 의원들을 찾아가 제일은행을 잘 봐달라고 로비를 한 사실을 솔직히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이뿐만 아니라 은행내의 한보대출회의석상에서 당시 이철수은행장만 유일하게 대출허용 발언을 한 사실까지 털어놔 결국 이철수행장의 검찰진술을 뒤집어 놓기도 했다고 한다. 이같은 사실은 그가 유서에 거명한 이유를 나름대로 시사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의 이같은 진술이 당사자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심한 자책감과 자신의 처지등을 비관하다 결국 자살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진술은 의외성의 추론도 가능케하는 것으로 그의 진술로피해를 입은 당사자들(특히 청와대개입설)이 그후에 유·무형의 협박을 가해 그 고통에 못견뎌결국 죽음을 택했다면 그건 실로 심각한 사안이 아닐수 없다. 물론 지금와서 죽음의 동기를 찾기는 현실적으로 힘든 사실이지만 관계당국은 이부분을 심도있게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이게 사실이라면 검찰조사나 앞으로의 다른사안이라도 청문회증언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수 있기때문이기도 하다.
그 다음 지적해볼수 있는건 현 청문회제도가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의문이다. 준비기간도 촉박하고 증인이 부인할때 논리적으로 반박할 자료도 미흡한 상황에서 심증만 가지고 증인들에게 모멸감을 줄 수도 있는 인신공격을 펼 가능성도 이번을 계기로 근원적으로 개선해야할 명제가 아닌가싶다. 무엇보다 박씨의 자살은 결국 한보특혜대출의 실체적 진실을 캐는 과정에서 일어난 불행이므로 검찰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진실'규명에 중차대한 책임을 지고있음을 거듭 유념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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