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문화도시인가-푸대접받는 전통문화

입력 1997-04-24 14:04:00

전통문화의 맥이 끊어져간다.

전통문화 지킴이들의 생활은 고달프고 창작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엄청난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현실때문이다.

당국의 미흡한 지원속에 대를 잇겠다는 사람이 나서지 않는데다 연습하고 발표할 공간마저 부족한 것이 전통문화의 현주소.

대구시지정 무형문화재는 날뫼북춤 등 11종목. 기·예능 보유자 대부분이 고령인데다 전수교육후보자가 1명도 지정되지 않아 맥이 끊기고 있다.

대구시지정 무형문화재 5호인 가곡남창부문은 기능보유자인 고석태선생이 지난 3월 타계했지만후보자가 지정되지 않아 대가 끊길 위기에 있다.

또 지정무형문화재는 아니지만 전통연제작 기능보유자인 김대연선생도 지난 2월 숨져 전통연 제작부문도 맥이 끊길 상황이다.

기능보유자 대부분이 고령이지만 당국의 지원미비로 조교나 후보자를 둘 수 없는 지경이다. 기·예능 보유자 40만원(경북도는 25만원), 전수장학생의 경우 대구는 월 5만원씩 지원하고 있지만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이때문에 전수자들은 다른 생업을 가지고 짬짬이 익히고 있는 실정이다.날뫼북춤보존회 이성재 사무국장은 "기능보유자로부터 집중적인 수업을 받고 전수장학생을 가르칠 전수교육보조자 관리가 중요하다"며 "대구의 경우 전수교육보조자가 1명도 지정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8종목, 도 지정 문화재는 22종목이 있다.50여명의 후보자 및 전수교육보조자가 있고 전수장학생 37명이 있으나 공예, 전통(활통) 등 많은부분에서 맥이 끊어지고 있다.

연습공간과 상설발표장 부족도 문제다. 전국에 31개소의 전수관이 있지만 대구는 1곳도 없다. 부산시는 3개의 전수관을 짓고 놀이마당, 조각공원 등을 함께 꾸며 시민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전통문화단체들은 연습공간이 10여평 남짓한데다 인근 주민들이 소음을 이유로 진정을 자주 내연습을 제대로 할 수 없다. 각종 대회 출전때에는 공원 운동장 등지를 떠돌며 연습을 하고있는실정이다.

발표장은 동구 봉무공원과 수성구 상동 놀이마당이 있지만 위치선정이 잘못돼 시민접근이 어렵고우범지대화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또 월 15만원씩 운영비를 지원받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 회원들의 회비로 경비충당을 하고있다.

당국의 지원미비도 문제지만 공예분야는 수요까지 줄어 더욱 설 곳이 없다. 나전칠기의 경우 90년대 초 대구에서만 2백여곳의 작업장이 있었으나 지금은 50여곳도 채 안된다. 무명 삼베 명주망건 탕건 등 대량생산이 어려운 비인기공예분야는 지원자들이 없거나 끊기고 있다.전통문화 지킴이들이 마음놓고 전승과 창작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시급하다.〈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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