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익〈논설위원〉"
국회 한보청문회 증인들과 정치권인사들의 표리부동한 언동을 보면서 국민들은 거짓말공화국에사는 것 같아 도무지 살 맛이 안난다고 한다. 금방 탄로날 거짓말을 진실인양 하는가 하면 탄로난 거짓말을 호도하기위해 또다른 거짓말을 양산하는 모습은 거짓말 대회를 연상시키기도 한다.인간이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남가주대 제럴드 젤리슨교수가 20명의 실험대상자에게 소형 마이크를 부착해 이들이 하루에 얼마나 거짓말을 하는지조사했다. 조사결과 아주 사소한 것과 의례적인 거짓말까지 포함해 하루 2백번, 약8분에 한번꼴로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젤리슨교수는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거짓말은 필수적이며 사람들과 만날 기회가 많거나 이것 저것 부탁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일수록 능숙한거짓말쟁이에 속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거짓은 어디까지나 거짓일뿐이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회의 윤활유역할을 하는 거짓말도 있다.부하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남을 추켜세우는 거짓말이나 선행을 감추기 위해 남을 내세우는 일,코미디·사회풍자등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신선한 충격을 주는 거짓말은 생활에 즐거움을주기도 한다.
그러나 요즈음 청문회에서나 금품수수의혹을 받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거짓말은 이들이 과연 정치인으로서 기업인으로서 사회지도층인사로서 이나라에서 존재해야할 사람인지조차 의심스럽게까지한다.
거짓말쟁이의 정치역사
하긴 한국정치는 나쁘게 말해 거짓말쟁이 정치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방이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정치는 거짓말로 점철돼왔고 이때문에 정치인이라고 하면 으레 거짓말 잘하는사람으로 통한다.
물론 정치인의 말은 상황에 따라 변할수밖에 없고 정치자체가 항상 변해가는 상황이기때문에 어쩔수가 없다고 변명할지 모르지만 상황변화와 관계없는 거짓말도 너무나 많기 대문이다.믿지못할 지도자들
우리나라 정치인의 거짓말은 위 아래가 따로 없다. 특히 역대 정치지도자들 치고 거짓말 시비에한두번씩 휘말려 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
국부로 칭송받던 우리나라 초대대통령인 이승만씨는 1950년 6·25전쟁당시 서울을 빠져나간뒤 전국민을 상대로 '서울사수'방송을 내보내 수많은 시민들을 사지(死地)로 몰아넣었다. 박정희대통령도 5·16쿠데타직후 이른바 '8·12성명'을 통해 민정이양을 공약했으나 수차례 이를 번복하면서국민을 속였다.
영어의 몸이 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도 본인은 '정의사회 구현'과 '보통사람들'을 외치면서도 수천억원의 부정축재를 하는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법의 심판을 받기까지 했다.김대중 국민회의 총재도 자신의 정치진로와 관련한 말바꾸기로 국민들의 의심을 받고 있다. 86년11월 5공정권이 민주화세력과 결전을 벌일때 '직선제 개헌을 현정권이 수락한다면 사면복권이 되더라도 대통령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한후 이를 번복, 대통령에 출마했으며 92년대선에 패배, 정계은퇴를 선언했다가 정계에 복귀하기도 했다.
김영삼대통령도 재야시절은 물론 재임중에도 몇차례 식언을 했다. 92년 대선공약으로 '쌀 개방은대통령직을 걸고라도 막겠다'했다가 쌀은 물론 거의 모든 농산물이 개방됐고 역사에 맡기기로했던 5·18사건등을 역사를 바로잡기위해서라는 이유로 특별법을 제정하기도 했다.역대 정치지도자들과 정치인들의 말바꾸기를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지만 전부 들추면 너무나 많아 헤아릴수도 없다. 이러한 정치인들의 말바꾸기가 수십년간 죄책감없이 지속돼 오면서 오늘날에는 금방 감옥에 들어갈 일도 거리낌없이 행해져 불신의 늪을 깊게하고 있다.단절해야할 중병
이제 중병에 이른 거짓말의 정치를 단절해야한다. 중병을 치료하지 않고는 세계화 선진화도 하나의 헛구호일뿐이다. 거짓말 정치가 바로 개혁의 대상이며 이 정부가 고쳐야할 과제이기도 하다.닉슨대통령의 워터게이트사건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국민의 대표자나 공직자가 갖춰야할 제일의덕목이 정직성이다. 정직성을 상실한 대표자나 공직자는 사법처리를 받아야 하며 사법처리의 대상이 아니라면 반공익적 행위로 간주, 그 직에서 떠나도록 해야한다. 그렇지 않고는 오늘의 난국을 풀기도 어려울뿐 아니라 앞으로 닥칠 위선의 정치도 막을 길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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