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대선 미신고 선거자금 공식확인

입력 1997-04-23 00:00:00

22일 한보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박태중씨는 92년 대선당시 선관위에 선거자금으로 신고하지 않은 돈 20억원의 존재와 사용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대선당시 김영삼후보의 외곽조직이던 나라사랑운동본부(나사본)의 총괄본부사무국장이던 박씨는또 돈의 출처는 잘 모르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홍인길의원이 아닌 최형우총괄본부장과 김혁규(현 경남지사)기획실장에게서 받았다는 점도 밝혔다. 이에 따라 김현철씨가 직접 관여했다고알려진 나사본이 사용한 돈의 규모와 출처 등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우선 돈의 액수면에서 일반의 인식과는 하늘과 땅 차이를 보인다. 다만 선관위에 신고되지 않은선거자금의 존재를 공식확인했다는 의의는 갖고 있다.

그러나 박씨의 시인은 대선 당시 나사본 총괄본부 사무국장이던 박씨밑에서 일한 백창현씨(총무부장)의 1백50억원 사용 주장과도 맞지 않는 것이어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박씨는 전부 20억원을 썼다고 하고 있고 백씨는 박씨로부터 받은 돈만 1백50억원 정도라고하는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나사본조직이 워낙 방대했던데다 국장급 이상의 본부장만 8명이나 있었고 이들이 사용한 자금규모는 부장이나 국장급보다 더 컸을 것이라는 점을 상정하면 나사본 전체의 선거자금 규모는 상상을 넘는 수준일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비춰보면 박씨의 이날 주장은 사실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 돈의출처에 대한 문제도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이날 청문회에서 최본부장과 김실장으로부터 주로 돈을 타서 썼다고 말했다.

서석재조직본부장으로부터도 수시로 위로금조로 돈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백씨는 홍의원이 박씨의 자금원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때문에 두 사람의 발언차이는 입증돼야 할 부분이다.

또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부분 역시 논란거리로 등장할 수 있다.〈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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