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맨쇼에 녹아난 청문회장"
비뇨기과 전문의 박경식씨를 상대로 한 21일 한보청문회는 박씨의 거침없는 답변태도에 여야 의원들이 쩔쩔매는 형국으로 진행됐다.
박씨는 시종일관 현철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쏟아내는가 하면 의원들을 면박주기도 하고 맞고함까지 지르는 등 신문자와 증인이 뒤바뀐듯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박씨는 위원의 반말투 질문에 "나는 증인이지 죄인이 아니다. 국민의대표인 증인에게 반말할수 있는가"고 맞받아 친데 이어 일부시민은 증인을 기회주의자로 생각하고 있다고 하자 "정말 말잘했다. 자꾸 김현철 얘기를 하는데 잘 나갈 때 이름팔고 다니던 사람들 다 어디갔느냐"라며 주먹을 불끈쥐기도 하는 등 사사건건 충돌했다.
○…박씨는 기성 정치권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비판했다. 그는 "의사 박경식이 국회의원, 장관보다못하다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국회의원들을 우습게 여긴 뒤"정치인들을 만나보니말은 한국말을 하는데 마치 외계인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태수리스트에 안나왔다고 해서 깨끗하고 제입으로 얘기 안 한다고 해서 김현철씨 도움 안받았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등 기성 정치권을 도매금으로 비판했다.
○…박씨의 인물평에 따라 정치권의 희비도 엇갈렸다. 박씨는 신한국당 김덕룡의원에 대해"처음봤을 때부터 깍듯하게 대우해 주고 겸손해 신경식의원과 함께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반면 국회연설을 통해 메디슨사를 성공한 벤처기업의 사례로 내세운 이홍구고문에 대해서는"이대표가 코미디언으로 데뷔하는 줄 알았다.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으로서신중하지못한 태도"라는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이날 청문회에서 여야의원들은 박원장으로부터 핵심적인 답변을 유도해내기보다는 오히려 박원장의 눈치를 보거나 질질 끌려다니는 모습을 연출, 준비부족 및 정략적 판단에 따라 신문에 임하고 있음을 여실히 입증.
여당의원들은 박원장의 입을 통해 김현철씨와 관련된 '돌출발언'이 불거져 나올것을 경계한듯 박씨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과 핵심사안에 대해서는 질문을 자제.
반면 야당의원들은 박원장 진술의 진위여부에는 아랑곳없이 여권을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는 증언을 끄집어내기 위해 박원장을 마치 '양심의 상징'으로까지 치켜세우며 격려하는 등 박원장을부추기는 모습.
○…박경식씨는 청문회 중반까지 우호적태도를 보였던 야당의원들마저 '답변을 신중히 하라'고거듭 주의를 주자 웃으며 답변하거나 훈계조의 답변 태도를 가급적 자제하는 모습.그러나 답변도중 또다시 무성의한 태도가 계속되자 이상수의원(국민회의)은 "답변의 신뢰성에 의심이 갈 정도로 언어의 유희를 벌이고 있는데다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아무렇게나 대답하는 것을 삼가라"고 호통.
○…이날 증언석에 앉은 박씨는 의원들의 신문이 길어져 저녁시간을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그냥계속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피력, 이날 청문회는 저녁식사를 위한 정회없이 계속 진행.그러나 박씨는 여야의원들의 보충질의가 계속되자 "똑같은 질문이 계속되니 짜증이 난다"고 서슴지 않고 발언하는가 하면 박주천의원(신한국당)의 신문에 대해서는 "반말하지 말라" "질문시간 끝났다. 그만하라"고 반박.
박씨의 이같은 태도가 계속되자 청문회 기간도중 여야의원들의 잦은 설전에 목소리 한번 높이지않았던 현위원장마저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느냐"고 호통친뒤 "증인의 답변이 일관되지 않은 측면이 있어 질의를 계속하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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