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족과학자 홍병용교수

입력 1997-04-21 15:01:00

"한글사랑 조국사랑"

항일독립운동을 벌였던 아버지의 뜻을 이어 조국사랑을 실천하는 중국 조선족 과학자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일제시대 소련과 만주 일대에서 항일운동을 전개했던 홍범화선생의 아들 홍병용(洪炳熔·60·중국 하얼빈공업대학 전산학과)교수.

중국조선족 정보처리학회 부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홍교수는 최근 하얼빈에 한글컴퓨터학원을 설립, 조선족들에게 한글보급운동을 펼치고 있다.

홍교수가 한글컴퓨터학원을 설립한 목적은 2가지. 한글과 중국어를 능숙하게 컴퓨터로 처리할줄 아는 인력을 양성하고 3~4세대 조선족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기 위한 것.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겪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중국어 번역문제입니다. 한국기업의 대부분 업무가 컴퓨터로 이뤄지고 있지만 컴퓨터를 사용할 줄 아는 조선족은 거의 없습니다"홍교수는 "한국에서 사용하지 않는 구형PC도 한글보급운동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며 "PC를 기증해줄 단체나 기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인과 한국과학기술원의 도움을 받아 하얼빈공대 안중근장학회를 운영하고 있는 홍교수는지난 92년부터 해마다 60여명의 중국인학생과 조선족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 한중 민간교류의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안중근연구회를 만들고 기념세미나를 개최, 안의사의 항일운동을 하얼빈 현지인들에게 널리 알리기도 했다.

중·한 우주로봇기술 국제협력 중국측 총대표를 맡고 있는 홍교수는 한국과학기술원(KIST)의우주로봇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95년부터 우주공간에서 작업하는 로봇을 지상에서 조종하는 원격제어프로그램 개발을 시작, 오는 8월 연구를 완료하는 홍교수는 자신의 연구가 국산우주로봇개발을 한단계 앞당기는 계기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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