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메이저-전국돌며 즉석연설 강행

입력 1997-04-19 14:23:00

이번 영국총선은 내각책임제하의 선거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각당 지도자를 중심으로 선거유세가진행되고 있어 미국식 대통령 선거와 비슷하다는 평마저 듣고 있다. 집권 보수당은 당 자체의 인기는 없지만 일반대중에 친근한 이미지의 존 메이저 총리를 주요 자산으로 간주하며, 노동당 역시 유권자에게 카리스마적인 흡인력을 지닌 토니 블레어 당수를 가장 큰 선거운동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3월 선거일이 확정된 후 존 메이저 총리(54)는 1992년 총선 유세당시 연단으로 사용했던 비누상자용 나무궤짝을 갖고 전국을 돌면서 인파가 조금만 모이면 즉석연설을 시도하는 미니 유세를 강행 중이다. 현재 메이저 총리 개인에 대한 국민의 인기는 그다지 나쁜 편이 아니다. 극심한당내 분열과 여당 의원들의 여러가지 스캔들로 오히려 그를 운이 없는 지도자로 보는게 정확할것이다. 메이저 총리는 고졸 출신으로 전직 버스 차장을 지냈지만 침착하게 국정을 처리하는 능력이 일반 서민에게 가깝게 다가오는 장점을 가졌다. 친화력과 일대일 설득에 강하며 인상과는달리 끈질긴 면도 있는 메이저 총리는 바람잘날 없는 보수당을 이만큼이라도 결집시킬 수 있는유일한 지도자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당내외의 신뢰를 받아 왔다. 청년시절부터 보수당원 생활을시작한 존 메이저 총리의 정치 경력은 1979년 국회의원 당선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후 내무, 재무, 외무부의 요직을 거쳐 재무장관으로 재임 당시인 1990년 대처 총리의 사임 이후당수에 뽑혀 선거없이 총리직을 승계하였다. 총리가 된 후에도 나약한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그는 지난 총선을 승리로 이끈후 당내에서 입지가 대폭 강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괴롭힘을당해왔다. 그는 특히 유럽통합에 반대하는 보수당내 전통주의자들의 소란이 극에 달하자 재작년에는 당수직 사임후 재신임 획득이라는 극약처방을 쓰기도 했다. 지난 총선에서는 절대 과반수가넘는 의석을 확보했었지만 해를 거듭할 수록 당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보궐선거에서 연전연패하여한달전 국회 폐회 당시에는 여소야대 상황에까지 도달한 바 있다. 그러나 92년 총선승리가 보여주듯 위기 앞에서 순발력을 보여주는 독한 구석이 있어 여당 지지자들의 기대를 받는다. 수수하고 겸손한 인상의 부인 노마 메이저와의 사이에 장성한 남매를 두고 있다. 가족이 총리관저에 살지 않고 국민들이 자녀들의 이름을 모를 정도로 공사를 분명히 한다는 평을 듣는다. 취미는 독서,크리켓 경기, 음악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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