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상의선거 혼탁 막아야

입력 1997-04-16 15:26:00

벌써부터 금품거래설이 나돌아 과열혼탁선거분위기로 말썽을 빚어온 대구상공회의소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매표'사실 폭로 및 해명, 고발사태로 치달아 선거부정차단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특히 22일에 실시되는 상의(商議)회장선거를 앞두고 아직 후보등록도 하지않은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2파전의 경합을 벌이고 있는 채병하(蔡炳河)현회장과 권성기(權盛基)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이사장의 과열경쟁은 우려할 지경이다. 15일, 채회장이 기자회견에서 "권이사장이 현금 5천만원을 주고 매표행위를 하는것을 확인했다"고 폭로한 사실은 이같은 혼탁선거분위기가 위험수위에이르렀음을 말해준다. 이같은 폭로에 대해 권이사장은 "자금사정이 어렵다는 이 회사의 요청에따라 선급한 것"이라 해명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이번 선거의 공명성뿐만 아니라 사회정화차원에서도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거액 '매표'가 사실이라면 권이사장의 후보자격에 치명적 하자가될것임은 물론 법적 처리까지 검토될수 있는 사건이다. '매표'가 사실이 아니라면 채회장의 선거흑색선전인 동시에 권이사장에 대한 명예를 훼손한 것이므로 이 또한 채회장의 후보자격문제와법적 책임문제가 될 수 있다.

폭로와 관련 권이사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문이 남는 것은 선거기에 일반상공의원으로 갓 당선돼 투표권을 갖게된 유권자에게 5천만원이나 되는 현금을 후보예상자가 직접 전달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돈을 받은 그 유권자가 '외상금'을 받았다면서도 채회장측의 확인에 그 돈을 권이사장에게 황급히 되돌려 줬다가 다시 받았다는 것도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물론 오비이락(烏飛梨落) 격의 오해일수도 있지만 상의선거와 관련된 중대사안인만큼 충분한 설득력을 갖는 해명이 없다면 의혹은 쉽게 풀릴 수 없다.

금권선거가 원인이 되고 있는 한보비리가 나라전체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지금, 공명선거에 대한 국민적 반성과 각오가 요청되는판에 지역경제계의 지도자를 뽑는 선거에서 이같은 돈선거가횡행한다면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이 문제뿐 아니라 상공의원선거에서도 회비대납, 금품수수등의 소문이 무성했는데 차제에 관계기관은 상의선거혼탁의 진상을 밝히고 그에따른 법적조치도 취해야할 것이다. 아울러 선거부정에 관련된 당사자들이 있다면 이들도 깊이 반성해야할 것이다.상의회장선거와 관련한 이번 금품수수폭로사건은 우리사회전반의 선거풍토정화를 위해서도 사직당국이 수사를 통해 진위를 밝혀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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