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류엔 붉은 침전물 뒤덮여"
대구 한복판을 남에서 북으로 관통하는 신천. 장마철 몇달을 제외하곤 내내 말라있던 신천에 지난 2월 20일부터 물이 흘렀다. 시민들은 올여름 신천 둔치에서 무더위를 식힐 수 있다는 기대에부풀었지만, 신천의 현재 모습은 시민들의 이같은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낮최고기온 25도를 넘나드는 봄더위가 이어지자 상류 상동교부터 금호강합류지점까지 9.1㎞에 걸쳐 신천은 심한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신천유지수는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3.6~4.0┸의 비교적 맑은 물. 그러나 정작 문제의 원인은 제거되지 않은 질소와 인에 있다. 게다가 신천에 설치된 14개 수위 유지보는 물이 썩기에 적절한 환경을 제공했다.
올 최고기온(26.8도)을 기록한 14일 오후 신천은 신음하고 있었다. 상류인 대봉교 부근에도 이미조류가 상당히 번져있었고, 동신교 부근에서 조류 확산은 최대를 이뤘다. 동신교 부근 고무보를빠져나온 물은 제법 빠른 속도로 흐르다가 동신교 교각 부근에서 흐름을 아예 멈췄다. 역풍을 타고 표면수는 오히려 역류했다. 흑녹색 조류들이 물표면을 가득 메웠고 악취도 심했다. 물흐름이느린 가장자리엔 쓰레기와 회색빛 거품들이 가득했다. 바닥에 가라앉은부유물질들이 썩으면서 발생하는 메탄가스가 기포를 이루며 올라와 수면에서 터졌다. 수면 아래 10cm 조차 제대로 보이지않는 그야말로 썩은 물이었다.
하류쪽으로 갈수록 물빛은 탁해졌다. 경대교, 성북교를 지나며 신천유지수는 폐수로 변해있었다.조류조차 자랄 수 없는 짙은 회색의 물이 신천을 흘렀다.성북교 부근에 형성된 개펄엔 붉은색 침전물들이 온통 바닥을 뒤덮고 있었다.동신교 위쪽에서 간간이 보이던 물고기들은 이미 자취를 감추고 없었다.
수질문제 한 전문가는 "아직 신천이 본격적으로 썩는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우려할 만한 상황에이를 것"이라며 "이대로 두면 대구시민들은 신천을 건널때 마다 코를 막고 지나야 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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