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이회창(李會昌)대표가 당 총재인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 "정치인 수사를 조속히 종결해 달라"는 건의를 한 것은 시의에 적절치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대표가 정치인의 대거 소환 조사로 정국 불안이 가중되고 정치인의 명예가 훼손되고 있음을 지적, 대통령에게 검찰수사의 조속종결을 호소한 것은 어쩐지 찜찜하다.
차기 대선을 겨냥하는 이대표로서는 당내에서 증폭되는 갈등을 막고 일사불란한 대선전(大選戰)을 위해 어쩔수 없이 당내 최대계파인 '민주계'의 동요를 막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 수사 조속 종결'건의에는 그 자체에 몇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음을 지적코자 한다.이대표는 정치인의 명예 훼손 운운 했으나 공당의 대표로서 정치인의 명예만 생각했지 한보사태로 실추된 국가위신과 국민들이 느끼는 배신감과 낭패감은 누가 걱정해야 하느냐고 묻고 싶다.이 시점 한점 남김 없는 한보의혹 규명으로 국가 명예회복을 바라는 것이 국민들의 솔직한 심정인 만큼 이대표의 평소 소신인 '법대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된다고 믿어진다. 또 이대표가 검찰수사의 방향과 진행문제를 대통령에게 건의했는데 그렇다면 지금까지 검찰 수사는 대통령 지시에의해 좌우됐다는 말인가.
가뜩이나 한보사태 처리에 대한 국민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판국에 여당대표의 이번 건의는 국민여론을 외면했다는 지적과 함께 정치권의 또다른 수사외압이란 인상을 준다.
한보사태와 관련 정치인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여당내 최대 계파인 민주계에서는 "당 대표가 정치적인 음모로 민주계의원들만 선별적으로 수사한다"고 항변하고 있다. 또 야당에서도 "몸체를 숨기기 위해 깃털에 불과한 의원들을 수사한다"는 반발이다.
이러한 주장이 음미할만한 가치가 있음도 인정한다. 그러나 설령 그렇더라도 정치인수사는 제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소환된 의원들이 결백을 주장하다가도 검찰을 다녀 나오면 금방풀이 죽은채"검찰수사를 지켜보자"고 잇따라 우회적으로 혐의사실을 인정하는 장면을 지켜보고있는 국민들로서는 "정치인수사는 그대로 진행하되 몸체 수사 또한 빠뜨려서는 안된다"고 당부할수밖에 없는 것이다. 평소 '법대로'를 주창해온 이대표가 이번에 건의한 검찰수사 조속 종결 요구는 자칫 부당한 수사외압이란 비판과 함께 집권을 지나치게 의식한 분별없는 처신으로 비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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