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분열-탈당 비수품고 '용꿈'꾸기

입력 1997-04-14 15:15:00

'사공 많은 배 산으로 간다?' 소위 구룡(九龍)으로까지 불릴 정도로 대선주자가 난무하는'신한국당호(號)'가 과연 12월 대선전이 본격 개막될때까지 파선(破船)없이 안착할수 있을 것인가.만일 신한국당의 핵분열이 시작된다면 그 시점은 언제이며 누가 그 선봉에 서게 될까. 섣불리 예단키 어려운 사안임엔 틀림없다. 정치권의 한보커넥션이 헌정사상 초유의 대규모 사태로 번지고있는 지금 기존의 대선구도자체가 위협을 받을 상황이 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규모를 가늠하기어려운 정계개편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만일 정치권이 한보정국의 큰 골을 무사히 넘는다는 경우를 상정하더라도 향후 대선 일정상 신한국당 대선주자들이 절체절명의 이해관계를 다툴 중요한두 상황이 가로놓여 있다는 것이 대체적 분석.

첫 고비는 4월말경 구성돼 경선방식과 시기등을 결정할 경선관리위원회의 운영 및 최종결정과 관련해서다. 이들에게는 결국 경선관리위원회가 7~8월경 최종 대선후보를 가리는 전당대회에서의 '결투의 룰'을 결정하기때문에 유리하게 샅바를 잡으려는 혈전장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이 대목에서 불공정경선 시비에 이어 결국 탈당의 빌미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만일 이 과정에서 용케 의견이 합일되기만 한다면 사실상 신한국당 분열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질수 있다.

이와 관련 각 대선주자들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면서 서로 다른 주문들을 내놓고 있어 이미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두번째 고비는 전당대회를 전후한 시점에서 불거져 나올 수 있다.

전당대회에 앞서 한 주자에게 힘이 급속히 쏠리는 이상기류가 나타나거나 전당대회를 통해 한 후보가 최종 옹립되고 난 직후다. 비록 지금은 쪼그라들었지만 그 시점에선'김심(金心)을 운운하거나 기왕에 합의했던 '룰'에 이의를 제기하면까지 불공정 경선이라고 주장하고 나설 이가 있을 수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당대회 당일 합종연횡이 이루어지기라도 하면 이를 두고 누군가'사전각본'이라고 주장하고 나서 판깨기에 나설 수도 있다.

그렇다면 누가 첫 탈당 테이프를 끊을 것인가. 현재 대선주자중 아무도 탈당을 입밖으로 내는 이는 없으며 사실상 결행까지 이를 인사도 별로 없을 것이란 것이 지배적 견해다.다만 정치권은 박찬종, 이한동고문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박고문은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대권주자들간 합종연횡이다 뭐다해서 누구에게 세를 몰아주는식의 분위기가 압도한다면 나는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묘한 소리를 내고 나섰다.참모들은 그러나 탈당시사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 탈당하면 박고문의 정치생명은 그로써 끝이라는 주장이다.하지만 그의 탈당가능성은 타주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보인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민심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어 여의치 않을 경우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유혹에 시달릴 것이란 것이다. 이한동고문도 최근엔 여권의 아킬레스건인 '92년 대선자금 공개'를촉구하는 등 심상찮은 징후를 보인다. 특히 이고문주변에선 자민련김종필총재 등 보수세력과의연대설이 숙지지 않고 있다.

정치권은 이회창대표도 대선후보로 낙착되지 않을 경우 그럴 공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치적인 기반이 취약한 이대표로서는 무소속내지 군소정당의 간판으로 대선에 나설 형편이 될 수밖에 없어 사실상 그같은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현재 이대표 탈당설은 주위여건이 유리하게 돌아가자 쑥 들어간 얘기가 돼 버렸다.

김윤환고문이 한때 내놓았다가 주워 담은'김영삼대통령의 탈당'이 가시화될 경우 민주계의 잇단탈당이 전혀 배제될 수는 없다는 관측도 있다.

아직까지는 정가에 회자되지 않지만 김윤환고문의 탈당카드도 '안개정국'이 도래되면 개연성이있다는 분석이 있어 주목된다. 자민련 TK세력과의 연대설도 아니 땐 굴뚝의 연기 아니냐는 것이다.

신한국당의 분열엔 야당도 끊임없이 교란요인을 내놓으며 흔들기에 나설 것으로 보여 또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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