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잔인한 계절인가. 한보리스트파문으로 여야 거물정치인들이 속속 무너지고 있다.신한국당의 김덕룡의원이 5천만원 수수사실이 드러나 일격을 맞았고 김윤환고문도 아직 진상이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타격을 받았다. 그래서 여권 대선주자는 이회창대표와 이수성, 이홍구, 박찬종고문 그리고 이한동고문 등 5룡으로 압축되고 있다.
이 와중에도 김의원은 "자신이 직접 돈을 받지 않았다"고 항변한 뒤 "항간의 의혹설은 끝났다"며본격 대선행보에 나서고, 칩거하고 있던 이수성고문도 서서히 대선활동 몸풀기에 들어갔다.○…김윤환고문은 정치자금 수수와 관련해서 정치입문이후 처음으로 공개 거론되면서 충격을 받고 있다. 한보로부터의 자금수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어쨌든 현재의 정황으로 봐서 큰 타격임에는 틀림없다.
김고문은 검찰출두에 앞서 "한보문화재단이사장 박승규씨가 검찰에서 지난 3월초 정태수총회장으로부터 5천만원을 받아 2천만원은 자기가 쓰고 3천만원을 내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하고 있다.
김고문의 한 측근은 "박씨가 지난 3월초 사우나에서 김고문을 만나 3천만원을 건넸다는데 말이되느냐"며 "더욱이 3월초는 김고문이 지방일정 등으로 서울에 거의 없었다"고 주장했다.김고문은 "20년의 정치생활에서 숱한 고비를 넘겨오면서도 비리사건과 연루돼 검찰문턱을 건너지는 않았는데…"라며 다소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정가는 김고문이 이회창대표쪽에 기울어져 있었다는 점에서 여권 대선구도에 변수로 작용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수성고문은 오는 1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4.19유족회, 4.19부상자동지회, 4.19선교회 등 4.19혁명 관련단체들이 공동으로 주관하는'4.19혁명특별강연회'에 연사로 나선다. 총리퇴임후 첫 강연이지만 이달초 성묘차 경북 칠곡을 방문했을때 경선 출마의사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이후 첫 대선공식활동이어서 어떤발언을 할지가 주목된다.
한 측근은 "한보사건 등으로 정치권이 시끄러운 상황에서 가능한 한 외부강연을 하지 않을 계획이었으나 4.19단체들의 간곡한 요청과 4.19에 대한 각별한 애정때문에 강연에 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고문은 이어 25일에는 강원도 원주 상지대에서 열리는 '21세기정책연구소'주최 강연회에도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이고문의 측근은 "5월부터는 본격적인대선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김덕룡의원은 한보그룹으로부터 5천만원 수수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 대선행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그는 검찰조사직후 13일 아침 비서진과 측근, 지인 등 50여명과 함께 서울근교 청계산에 나섰다.이자리에서 "산에 올라와 보니 꽃이 많이 핀 것 같다"면서 "다음주에는 꽃이 만발해서 좋을 것같다"는 묘한 말만 던졌다.
측근은 "김의원이 요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왔으나 봄같지 않다)이란 말을 해왔다"고 전제, "이는 검찰조사에서 모든 혐의가 드러난 만큼 다음주부터는 본격적으로 대선행보에 나서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말의 의미를 풀이했다.'정치적 음모설'을 소리높여 주장하며 김영삼대통령과의 일전도 시사한 김의원은 지난 11일 개인사무실에서 김기수대통령수행실장과 회동해 눈길을모은바 있다.〈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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