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검찰수사기록-정태수 총회장

입력 1997-04-07 14:52:00

-한보철강의 부도이유는 무엇이라고 보고 있나.

▲그동안 당진에 있는 주력기업인 한보철강 2단계 공장 시설자금으로 수조원의 자금이 동원됐습니다.

이로 인해 금융비용이 크게 늘었는데 철강경기 하락으로 재고가 급증, 공기가 지연됐고 (96년)추석이후에는 자금사정이 극도로 나빠졌습니다·또 (96년) 12월에는 하루 결제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산업은행에서 3천억원 자금대출을 해주지 않아결국 부도가 나고 말았습니다.-어음발행 당시 한보그룹이 이를 결제할 능력이 있었다고 보았나요.

▲96년 12월 산업은행의 시설자금 3천억원이 대출됐으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국제 철강가격이 96년 t당 2만4천원으로 철강경기가 악화되고 (주)한보 차입금도 93, 94년 각 1천억원에 불과하던 것이 95년 1천5백억, 96년 4천억원으로 급증해 자금사정을 압박했다고 하는데맞습니까.

▲철강경기가 나빠 자금압박을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96년 10월 부도설로 제2금융권 등 채권자들이 차입금 4천억원중 1천억원에 대해 한꺼번에 상환을 요청, 협력사로부터 3백억원을 차입,급한 불을 끄고 나머지는 연장해 달라고 사정하는가 하면단기자금을 끌어 막기도 했다는데요.

▲당진공장을 탐낸 모그룹이 96년 10월 제3자를 내세워 인수제의를 했는데 거절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후 모그룹의 부도설 유포로 2금융권등으로부터 한꺼번에 상환요청을 받았습니다.이는 부도가 나면 당진공장을 모 정치세력과 결탁해 프리미엄을 주고 인수하려는 음모에서 나온것입니다.

-자금악순환이 더해져 96년 11월부터는 하루하루 부도걱정을 했다는데 맞나요.▲사실입니다. 그러나 산업은행 대출만 원활히 이루어졌으면 큰 문제는 없었을 것입니다.-이를 종합하면 한보그룹 차원에서 자금을 달리 조달할 방법이 없고 불확실한 금융권의 정책적지원만을 막연히 기대하면서 하루하루 부도등 최악의 자금사정을 간신히 넘겨왔을뿐 기대되는 금융권 자금지원이 여의치 않을시는 결국 자금상환을호전시킬 능력이 없어 부도가 불가피한 것 아닌가요.

▲지난해말 자금사정이 극도로 악화해 결국 부도가 났으나 한보그룹의 보유부동산 즉 장지동 토지 4만평,개포동 토지 1만평, 서소문 빌딩 등이 매각되면 공장이 정상운영되고 그러면 모든 피해는 충분히 변상됐을 것입니다.

-위 토지는 이미 다른 곳에 담보로 제공되지 않았나요.

▲은행담보로 제공됐으나 당진제철소의 담보여력이 충분해 이를 대체담보로 제공하면 위토지와빌딩에 대한 담보가 해지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를 매각해 그 잔액을 운영자금화 할 수 있었습니다.

-위 토지와 빌딩의 담보채무액 규모는 얼마인가요.

▲금액은 잘 모릅니다.

-달리 더할 말이 있으면 진술하시오.

▲한보철강에 대한 경영권을 되돌려받거나 아니면 한보철강 부지 및 시설에 대한 정확한 실사후차액을 돌려받았으면 좋겠습니다.

(2월15일 조서)

-당진제철소 건설투입 시설자금은 매립공사와 1·2단계 공사 합해 3조 5천9백12억원이 들었는데한보와의 건설계약금은 4조 5천9백65억으로 7천3백32억원이 차이가 납니다.왜 그렇지요.▲(한참 머뭇거리다) 사실대로 말씀드리죠. 5조정도 드는 공사를 하고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돈이들어가는 곳이 많습니다. 각종 운영자금으로 썼습니다.

-김봉수 회계부장등의 진술에 따르면 노무비로 과다계상 했다는데 맞습니까.

▲그럴 겁니다. 제가 금액은 얼마인지 기억못하지만 제 담당직원들이 그렇다고하면 맞을 겁니다.(이때 "멍청한 놈들이 어떻게 회계처리를 해 놓았길래 이런 부분들이 발각되는지 모르겠다"고 혼잣말). 끝전 있게 처리해야 하는데 회계부 '호로자식'들이 그냥 처리해 발각됐다. 나가기만 하면가만 안 놔둔다.

-한보철강의 경우 김종국씨에게 (주)한보의 경우 주규식전무에게 정총회장이 현금을 만들어 오라고 지시하면 현금을 만들어 한보상사 출납여직원에게 갖다 줬으며 돈자루를 나르느라 고생 많이했다는데 사실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돈을 나르는 걸 직접 보진 못했으나 그랬다면 미안한 일입니다.(돈의 사용처 진술부분)

유원건설 인수때 전사주인 최회장이 주식을 안 내놓으려고 해 프리미엄(위로금)으로 30억원, 세양선박 인수때 추회장에게 위로금으로 30억원을 줬습니다.

김종국 등 계열사 사장들이 업무추진비로 큰 돈 타간뒤 유용한 경우가 있습니다. 업무가 잘 돌아가야 하는데 안돌아가는 경우는 틀림없이 떼어먹은 겁니다.

관공서나 금융기관에서 사례비(수고비) 받고 안 도와줄 리가 없거든요.

-이철수 제일은행장에게 대출과 관련해 돈을 준 사실이 있지요.

▲예,있습니다.

-돈을 준 경위와 액수를 진술하시오.

▲네번에 걸쳐 이철수행장에게 7억원을 주었습니다. 94년 8월1억원, 95년6월 2억원, 96년 2월 노씨사건으로 구속집행정지돼 서울대병원 퇴원한지 얼마안돼 2억원, 96년 4월 2억원입니다.(신광식·우찬목행장관련 정총회장 진술)

-신광식 제일은행장에게 돈을 준 경위는.

▲지난해 5월 이철수행장이 구속되고 신광식전무가 은행장에 취임했는데 주거래은행장에게 인사할 필요가 있었고 당시 추가자금도 필요해 신규대출을 부탁해야 했습니다.

두번째로 돈을 준 것은 8월께로 제일은행에서 수백억원을 대출해준 사례금입니다.-은행장들에게 뇌물을 주고 대출을 받아 국가경제를 혼란시킨 것에 대해 책임을 느끼나요.▲잘못된 일로 심히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사회적 물의 야기한 점을 깊이 자성합니다.(8회 진술)

당진제철소는 자체자본 조달없이 대부분을 외부차입금에 의존했다. 부동산이 매각되지 않아 자체자본조달이 없었다.

(10회 진술)

당진제철소 건설 가계정중 노무비 7천7백32억원을 과다계상했다.

(11회 진술)

개인목적에 사용한 자금은 한보철강, (주)한보에서 공사비를 가장하거나 한보상사 대여금을 가장해 인출했다. 계열사 설립인수 2백28억원,증자자금 1천6백68억원, 개인세금 납부 1백51억원, 전환사채 구입 8백20억원 등의 자금을 한보철강과 (주)한보, 한보상사에 단기대여한 것으로 변칙회계처리하고 사용했다.

위장계열사인 세양선박·대동조선 등도 한보철강 자금을 인출해 인수했다.

(15회 진술)

93년부터 97년 1월까지 한보철강·(주)한보에서 아산만공사비나 한보상사 대여금으로 변칙회계처리하고 조성한 자금은 계열사 인수프리미엄 60억, 해외공사 수주리베이트 15억, 계열사 임직원격려금 2백74억,개인부동산 구입자금 78억, 전처이혼위자료 40억, 해외진출비 40억, 계열사 지원금6백억∼7백억원등으로 사용했다.

金鍾國 재정본부장

(2월12일-1회조서, 이한성검사)

-정태수 개인에게 부과된 국세를 회사돈을 인출해 납부한 게 사실인가요.

▲정총회장의 개인회사인 한보상사의 하승규전무가 납세 고지서 쪽지를 가지고 찾아와서 해결해달라고 했습니다

-인출된 돈의 사용처를 아는대로 말하시오.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추석이나 설이외에 평소 접대가 필요한 경우 총회장이 내주는 돈으로 지출했나요.▲그런 경우 총회장에게 접대계획을 보고하여 필요한 돈을 타와서 접대비로 지출합니다.-공사비를 과다계상해 차액을 빼돌리는 비자금 조성수법에 대해 말하시오.

▲한보철강의 돈을 (주)한보가 전용해간 것으로 하고 실제 연결은 한보상사라는 정총회장의 개인업체로 넘어갑니다.

-우선 차용금으로 잡아두고 나중에 회수불능으로 대손처리할 생각이었나요.

▲그런 생각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보의 장부정리가 엉망이어서 세무당국이 조사를 나와도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전환사채 발행과정에 대해 말하시오.

▲한보철강이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정총회장이 입금을 해주지 않아 한보철강의 부실화 원인이됐습니다. 93년9월 4백억원 등 97년1월까지 모두 2천4백70억원의전환사채를 발행했습니다. 그러나총회장의 지시로 총회장과 총회장 일가의 지분율이 50.5%%가 유지되도록 하는 바람에 자금압박이 더욱 심해졌습니다.

-은행돈 인출은 어떤 형태로 이뤄지나요.

▲총회장이 가져오라고 지시한 돈은 항상 현금으로 가져와야 합니다. 현금다발을 자루에 담아서운반했습니다.

(2월13일-2회조서, 이한성검사)

-정총회장의 회사공금 사용내역을 말하시오.

▲총회장은 크게 3가지 목적에서 회사자금을 빼냈습니다. 첫째 개인적인 사업체인수등 재산확장이고,둘째 회사자금 운용과 공장운영을 위한 인허가 관계에 필요한 공직자 로비자금이고, 셋째는총회장 자신과 가족에 부과된 재산세 등 공과금을 납부하기 위한 것입니다.

-정총회장이 아산만 철강공장에 투자한 내용은.

▲92년 총회장이 등촌동의 땅을 팔아 만든 1백10억원을 서울은행에 변제한 것이 전부입니다.-한보철강의 총 여신규모는 얼마인가요.

▲(주)한보 4천억원과 한보철강 4조7천억원 등 모두 5조7천억원입니다.

-자금조달은 어떻게 이뤄졌습니까.

▲(한보철강의) 영업수입금은 월 8백50억원에서 9백억원으로 기타 부족액(충당방법)을 시설자금과운영자금에서 보면 시설자금은 이미 지급비 등이 발행된 내자부분은 각 공장별로 지원받아 현장으로 부쳤습니다. 운영자금은 시설지원은행과 다른 기관에서 차입해 부족자금을 충당했습니다.-은행대출은 어떻게 이뤄졌나요.

▲금융기관 큰 곳(본점인듯)은 본인과 김대성상무가 맡고 은행부장이나 지점장은 김상무나 부장급이 맡았습니다. 총회장은 은행의 대출이 성사되지 않으면 2~3번 더 직원을 은행관계자에게 보내 부탁을 했습니다. 대출결정이 나면 행원이 현장으로가 기성(서류대로 공사가 진척되는지) 확인한 후 은행본점의 승인을 받아 지급됐습니다. 돈은 제일은행 당좌계좌가 있던 섬유센터로 지준이체해 결제했습니다.

-한보철강의 구체적인 자금사정을 말하시오.

▲95년6월 당진공장 2단계 공사를 하면서 월 시설자금 5백억원, 운영자금 7백억~8백억원이 필요하게 됐는데 (한보철강)매출액이 8백~9백억원에 지나지 않아 월 평균 5백억원이 부족했습니다.-이런 상태에서 공장준공이 가능하다고 보았나요.

▲어려운 상황과 함께 처음 공사비 3조9천억원도 4조9천억원으로 1조원이 늘고 그래서 총회장에게 공장완공 시기를 2~3년 순연시킬 것을 제의했습니다. 총회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대로공사를 추진하라고 결정했습니다.

홍태선 (주)한보사장

-부도가 나기 전 한보철강의 자금사정에 대해 진술하시오.

▲96년 6월 들어 현장사원의 임금 보너스 등이 제때 지급되지 않아 20~30일씩 지연됐습니다. 9월에는 전기료 7백억~8백억원이 연체됐고 12월에는 사원들의 임금 보너스와 전기료 등 대외지출비를 내지 못했습니다.

정일기 전 한보철강 사장

-총회장의 자금조성 방법에 대해 진술하시오.

▲강원 동해시에 있는 석회석 광산을 한보에너지에 9백60억원에 매각하면서 이를 총회장의 계열사 차입금으로 처리했습니다. 95년 12월에는 대치동 상가 3층 1천7백87평을 평당 원래 5백만원도안되는 것을 1천4백만원씩 계산해 한보철강에 매각하면서 이 돈을 총회장 차입금으로 반제 처리했습니다.

-또 다른 자금조성 방법은 없나요.

▲이같이 그룹계열사와의 거래를 과다계상하고 한보철강의 노무비를 실제보다 과다계상해 차액은총회장의 (주)한보에 대한 차입금으로 반제 회계처리했습니다. 가령 1백명을 1천명으로 계산하는방법입니다. 건축비도 이중계약으로 과다계상했고같은 방식으로 처리했습니다.-마지막으로 할말은.

▲총회장이 빨리 말을 다해 실무자들이 불려다니며 괴로움을 당하는 일이 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용남 한보철강사장

(2월17일 3회조서)

-로비는 어떻게 했으며 액수는 얼마나 됐나요.

▲92년부터 96년까지 매년 국회의원 언론인 관공서의 경조사비로 월 1천만원 이상씩 1억5천만원을 썼습니다. 이와 함께 명절때 임직원 격려금과 아산만 화력발전소개발때 반대하는 지역유지들에게 격려금으로 쓴 돈을 합해 총액은 92년 1억9천만원, 93년 2억3천만원, 94년 2억1천만원, 95년2억3천만원, 96년 2억7천만원을 썼습니다. 정총회장님은 다른 회사 회장들과 달리 임직원 격려비를 한번에 최소한 1천만원 이상씩 2천만~3천만원 정도까지 줬습니다.

(2월18일 진술)

-정총회장이 재경위 박태영의원을 만나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나요.

▲예.

-접촉경위는.

▲95년 정기국회 개회후 국감이 시작되기 전 박태영의원과 통화하려 했으나 부재중이었습니다.이후 몇차례 메모를 남겼지만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96년 국감 전에도 정총회장이 야당의원들을 만나보라고 지시했지요.

▲예. 96년 10월 정기국회 개회후 정총회장이 불러 회장실에 갔더니 정세균의원이 한보그룹 금융대출 자료를 요구하니 만나보라고 했습니다.

-평소 정의원을 알고 있나요.

▲96년 8월 국회내 고대교우회 모임의원을 초청해 골프를 하면서 인사한 적이 있습니다. 선후배로 구면이지만 친한 사이는 아닙니다.

-정의원에게 청탁을 했나요.

▲완곡히 요청을 했는데 정의원은 한보관련 질의는 자신이 하게 되는데 무리하게 하지는 않겠다고 하면서 자료요청은 철회가 곤란하다고 저의 요청을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돈은 전해주었나요.

▲1천만원이 든 쇼핑백을 여비나 하라고 건네주었더니 거절했습니다.

-정총회장은 정의원을 만난 사실을 보고하니 무어라고 하던가요.

▲알았다고 하셨는데 그후에 국회에서 아무런 질의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총회장이 거절할 수없는 라인을 통해 별도로 부탁해 무마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광철 한보철강 회계이사 진술

-대치동 상가는 거래가 어떻게 됐나요.

▲구청 등 관계당국이 거래가가 과다하다며 거래허가를 불가해 매매계약을 취소했으나 당초 단기대여금 계정에서 선급금으로 대체했던 것을 96년 1월13일 본계정으로 대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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