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청문회는 모든의혹 밝혀야

입력 1997-04-07 00:00:00

한보청문회가 시작됐다. 검찰과 국회는 그동안 한보사태와 관련, 수사를 벌이고 특위 활동을 해왔지만 어느것 하나 시원스레 밝힌 것 없이 의혹만 눈덩이처럼 가중돼왔다. 그런만큼 이번 청문회를 통해 여야는 한보의혹을 숨김없이 밝히고 현철(賢哲)씨의 국정 농단혐의 사실과 92년 YS 대선자금 유입설의 진상여부까지 낱낱이 규명, 정치권이 국민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게 해야할것이다.

정치권에서는 한점 의혹없이 한보사태를 처리하겠다고 공언하면서도 어쩐지 한보사태의 엄정한처리에 난기류가 흐르는 느낌이어서 찜찜하다. 지난번 여야 영수회동후 발표된 합의문에 나온바"한보사태가 경제회생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는 구절부터가 경제를 핑계삼아 한보사태 접어주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러한 의혹은 여야가 한보사태에 관련된 청문회 증인을 당초합의돤 72명선에서 41명으로 축소하면서 더욱 짙어졌다. 근래 들어 항간에는 여야지도자간에 '한보사태 적정처리'와 '사상(思想)문제 거론 자제'설의 요청 등이 오갔다는 소문이 도는 가운데 국민들은 여야가 담합해서 어물쩍 넘겨버리려는게 아니냐고 의심스런 눈길로 사태의 추이를 바라보는 분위기다.

더구나 한보사태 연루외의 혐의로 현철씨 사법처리 불가(不可)주장까지 흘러나오는 이때인만큼우리들은 엄정한 조사가 국회 청문회를 통해 이루어지기를 더욱 바라게 되는 것이다.일부에서 주장하듯 '한보와 현철씨 비리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경제에 걸림돌이 되는게 아니라 경제를 살리고 깨끗한 공직사회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철저한 한보 배후 의혹규명이 필수적인 것임을 지적코자 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 시점 국회 청문회의원들에게 다시한번 철저하고 공평무사한 의혹규명 청문회를이끌어주기 당부한다.

TV생중계를 의식한 나머지 본말이 전도된 인기위주의 질문으로 문제의 초점을 흐리거나 상대당을 의식해서 말꼬투리를 잡고 늘어지는 폭로전 식의 청문회 양식은 이번에 지양돼야 한다.그보다는 청문회의 목적이 어디까지나 진실규명이므로 차분한 논리와 움직일 수 없는 자료와 증거제시로 의혹을 밝히기 바란다. 행여나 의혹에 연루된 자당(自黨)의 동료의원이나 당 지도부의입장을 생각, 좌고우면하는 청문회를 할 경우 정치불신의 골이 더욱 깊어짐은 물론 이것이 대선전(大選戰)에 그대로 연계, 영향을 미칠 것임을 다시 한번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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