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클리닉-조루증

입력 1997-04-05 14:08:00

신혼시절부터 조루증 때문에 아내를 한번도 만족시켜본 적이 없다는 40대 중반의 남성이 내원했다. 중년들어 발기능력까지 감소해 지금은 아예 부부행위가 곤란하다는 것이 환자의 호소였다. 치료를 위해 일단 한달정도 약물복용을 해보고 안되면 발기유발제 음경해면체주사법을 해볼 것을권했다.

성기과민, 흔히 조루로 불리는 사정조절능력의 결핍은 가장 많은 성적 불만중 하나다. 이 현상은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까지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지 않았다. 남성들이 '나만 즐거우면됐지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진데다 여성의 만족과 오르가즘이 무시돼온 탓일 것이다. 또 발기불능이라는 문제에 집착했었기 때문에 조루증은 상대적으로 등한시돼왔다.조루는 증상자체가 주관적이고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체 남성의 약20%%가 이에 해당될 정도로 흔한 성기능 장애이다.

그렇다면 조루의 기준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해서 본인 스스로 조루증 환자라고 생각한다면 일단 의심할 수 있다. 보통 5분이상 삽입을 유지할 수 없거나 행위 횟수의 반이상에서 여성에게 만족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시간동안 사정을 조절할 수 없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상대방의 매력이나 나이, 그리고 성관계 빈도나 경험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절능력을 단순히 정의하기는어렵다.

그 원인에 대해서도 정확한 의견이 없다. 죄의식 상태의 자위행위, 자동차 뒷좌석의 성행위나 초기 성경험 등 발각의 위험때문에 빨리 일을 치렀던 행위적 요인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또 여성에 대한 갈등의 표시인 신경증적 과정이라는 정신분석학적 해석이나 남성의 사회적인 면이 조루를 조장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최근 귀두부의 과민성때문이라는 의견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어쨌든 조루증을 막기 위해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소도포약물(마취제)는 좋지 않다.마비된 상태에서 오래 지속할 수 있을지 몰라도 감각은 없기 때문이다. 조루를 막기 위해 행위의즐거움 전체를 희생시킬 수는 없지 않은가?

박 철 희(동산의료원 비뇨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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