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홍선생 유품 문화재 지정신청

입력 1997-04-04 14:00:00

"14대종손 합천군 정상원씨"

'역적으로 몰렸던 조상의 유품들이 이제야 빛을 보려나…'

조선시대 대학자요 의병장으로 유명한 내암(來庵) 정인홍(鄭仁弘) 선생의 유품들을 이제야 문화재지정 신청을 한 14대 종손인 합천군 가야면 황산리 정상원씨(64)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인조반정 이후 억울하게 역적으로 몰려 많은 유품들이 없어지고 그나마 불타버리고 남아있는 것은 공신록권, 교지, 하사문 등 88점 뿐이라고 한다.

내암선생은 1535년 합천에서 출생했으며 남명 조식선생의 제자다. 선생은 임란때 합천에서 의병창의로 무계전투 등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워 선조로부터 영남의병장의 칭호를 받기도 했다.임란후 벼슬을 멀리하고 가야산에서 은거했지만 사색당파로 나라가 극도로 혼란해지자 선조의 간곡한 부름에 못이겨 67세에 대사헌으로 출사했다.

광해군시대에 좌참찬,우의정을 지냈으나 인조반정후 인목대비 폐비론을 주장하였다는 죄명으로참형되어 순종2년(1907)에서야 복권되었다고 한다.

문화재 전문위원들도 내암선생의 정치적 위상을 고려할 때 이 자료들은 귀중한 사료로 평가하고있어 문화재로 지정받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것.

해마다 1백여명의 후손들이 가야면 야천리에 있는 부음정(浮飮亭)에 모여 내암선생을 위한 제를올린다고 한다.

정씨는 "오는 21일이 그날인데 빨리 기쁜소식을 고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합천·鄭光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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