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공조 무너지나

입력 1997-04-03 00:00:00

청와대 영수회담을 전후로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야권공조가 삐걱거리는 인상을 풍기다 급기야자민련 일부의원들이 야권공조 무용론을 주장하는 등 DJP공조에 파열음을 내고 있다.이때문에 야권일각에서는 야권의 대선 최대전략인 양 김총재간의 후보단일화가 물건너 간것 아니냐는 관측이 벌써부터 대두되고 있다.

2일 자민련 당무회의에서 이원범의원은 국민회의 김대중총재를 겨냥,"영수회담에서 내각제 문제를 방관한 김대중총재의 처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야권공조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일부의원들은 특히 야권공조 무용론을 제기한 후 자민련도 독자적인 대선출마를 준비해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회의 김총재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영수회담을 제의한 데다 영수회담에서 자민련 김총재가내각제를 제기한 가장 중요한 시점에 자민련을 곤혹스럽게한 데 대해 격앙된 당내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이같은 당내 일부 의원들의 반발은 알려진 것과는 달리 김종필총재의 의중이 상당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총재는 이날 당무회의 말미에 "야권공조를 깨서는 안된다"고 했으나 곧바로 이의원을 총재실로 불러 당무회의장에서의 발언을 극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과의 내각제 개헌 협상을 통해 국민회의를 압박하겠다는 전술을 구사해온 김총재는 영수회담실패후 국민회의에 상당한 반감을 표시하고 있다.

실제로 김총재는 지난해 11월 목동회동에서 합의한 내각제 관련 합의사항을 국민회의측이 파기한데 대해 상당히 격앙돼 있다. 국민회의측은 이 목동회동에서 5월전당대회 이전에 내각제를 당론화하기로 구두약속을 했으나 최근 "지금은 내각제를 얘기할 때가 아니다"며 발을 빼고 있다.김총재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정치인의 신뢰문제 운운한 것도 이같은 국민회의측 태도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표시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자민련은 이때문에 조만간 김용환사무총장을 특사로 보내 국민회의측의 의중을 최종적으로 타진할 계획이다. 또 당내에서는 별도로 청년조직을 가동하는 등 본격적인 대선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내각제를 둘러싼 양당간의 불협화음과는 별도로 국민회의에 대한 자민련의 불신의 도가 점점 더해져 대선공조는 뿌리채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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