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7-04-02 15:20:00

▶한국의 경제는 '욕심없었던 대통령'시대에 불붙기 시작하여 '욕심없다는 대통령'시대에 꺼져가고 있다. 전자는 고 박정희전대통령을 이름이고 후자는 김영삼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이다. 박대통령은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여 불길이 절정으로 타오르게 했으나 개인의 주머니를 채우지 않았음이 사후에 드러났다. ▶김대통령도 문민시대 개막초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고우리 경제가 세계속에서 빛나도록 노력했지만 그 뜻은 하늘에 닿지 않았다. 대양을 가르며 한때잘 달리던 문민호는 선장 한사람을 제외하고 항해사와 갑판장 그리고 요소 요소의 간부선원들이먹어서는 안될 그 무엇을 게걸스럽게 먹고 있는 사이에 돛은 바람에 찢겼고 풍랑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우리 경제가 너무 일찍 터뜨린 샴페인처럼 이모양 이꼴이 된것은 솔직히 말해 경제인의 오류보다는 정치인의 잘못이 오히려 컸다. 어제 청와대에서는 YS를 비롯 DJ.JP와 이회창대표가 모여 점심을 함께 들며 경제묘수풀이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결론은 결자해지(結者解之)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동참'이었고 경제부처위에 옥상옥격인 '경제대책 협의체'를 구성키로 했다고 한다. 경제가 무슨 대책협의체를 만든다고 해결될 양이면 북한과 비아프라지역 주민들이 무엇때문에 굶어 죽어가고 있겠는가 ▶어제 같은 시각에는 과소비추방국민운동본부와 방송3사가 '경제살리기'캠페인을 벌였다. "경제는 정부가 죽였다" "기업은 정치인에 돈주지 말라""국회의원의 골프외유는 국민배신행위다" 정치인의 경제회담보다는 시민의 소리가 보다 감동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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