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가만히 들여다 본 적이 있는가? 꽃속 세상은 오묘하고 신비롭다. 이름없는 풀꽃이라도 꽃피움을 통해 삶에서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인 시간을 보낸다.
성은 꽃 피움이다. 아이가 태어나 독립된 인격체로 자라면서 은밀히 자라오던 성은 눈뜨기 시작한다. 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우리 혈관속에 새로운 피가 돈다. 이성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지고첫 미팅이나 데이트 때는 자신과 상대방의 존재감이 세상을 뿌듯이 채우는 기분에 모든 것이 장밋빛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름다운 것은 상처받기 쉽다. 부모와 사회, 문화는 한 사람의 삶이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야 할 이 순간을 보호하기 위해 제약의 벽을 둘러친다. 때로는 앞뒤가 바뀌어 성을 혐오스럽고저주받은 것으로 죄악시하는 경우도 있다.
부당한 제약에서 생겨난 콤플렉스 때문에 성을 추잡한 것으로 느끼면 심할 경우 이성교제와 결혼을 못하기도 한다. 결혼 후에도 부부애의 성적 측면을 행복이 아닌 견뎌내야 할 오욕이나 필요악정도로 여겨 자신뿐 아니라 배우자의 만족까지 파괴해버리는 사람도 많다.
병든 나무처럼 때와 상황에 맞지 않게 피어나는 성은 부적절하다. 절제될 때 절제되고 피어날 때활짝 피어나야 성은 아름답다.
또 성은 아이를 갖게 한다. 하나하나의 아이들은 제각기 하나의 세상이다. 그 소중한 절대 존엄자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려면 성의 즐거움은 결혼과 가정의 틀을 받아들여야 한다. 사랑한다면 혼전 관계나 혼외 관계도 좋다는 태도를 요즘 많이 보지만 한순간 신비하고 순수해 보이는 그 사랑은 이슬처럼 쉬 스러지고 결국 삶의 긴 고통만 남는다. 자신과 상대방, 수태될 아이가겪을 고통앞에서 누리는 자포자기적인 짧은 기쁨, 그것도 과연 사랑이라고 불러야 할까?그러기에는 가정의 틀을 벗어나 태어나거나 결손가정에서 자란 이의 한맺힌 고통을 병원과 사회에서 너무나 많이 본다.
신혼의 첫밤처럼 신비로운 떨림으로 그리고 성숙한 부부의 여유롭고 편안한 사랑으로, 인생의 도정에 많은 꽃을 피워 삶의 기쁨을 누리시기를!
최태진(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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