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특위-은행감독원 조사

입력 1997-03-29 00:00:00

28일 은행감독원과 증권감독원에 대한 국정조사를 벌인 국회 한보사건 국정조사특위는 은행감독원의 특혜대출 묵인 의혹 등 한보에 대한 두 기관의 감독소홀을 집중 추궁했다.특위는 특히 은행감독원의 경우 한보의 코렉스공법 도입과 사업성검토,대출금 유용여부 등에 대해 특검을 실시하고도 결과를 은폐,축소했다는 의혹을 강력히 제기했다. 또 증권감독원에 대해서는 한보철강 감리결과의 허위보고 등을 따졌다.

신한국당 김재천,자민련 이양희의원은 "시중은행의 무리한 외화대출과 한보의 대출금 유용사실을적발하고도 발표하지 않고 은폐한 이유는 은감원이 감독업무 소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거나 한보 비호세력에 의한 압력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수휴은행감독원장은 답변에서 특검결과의 은폐 사실을 부인하고 "한보의 대출금 유용 규모는계열사 인수와 증자에 1천1백억원이 쓰여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들은 또 은행감독원이 정태수씨의 경영권 회복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회의김원길의원은"은행감독원은 한보철강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정태수씨를 계속 지원해야 한다는보고서를 작성해 정씨의 경영권을 지속적으로 비호하고 있다"며 권력과의 유착관계를 따졌다.이은감원장은 이에 대해 "청와대 경제수석실의 주문에 따라 보고서를 작성한 것일 뿐"이라며 "한보의 미전환사채를 전량 소각해 한보가 정상화되더라도 정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할것"이라고 답변했다.

신한국당 박헌기의원 등은 또 "제일은행 등 4개은행이 2조4천억이나 되는 거액을 대출하고자 할때 아무런 사전보고도 없이 또 변변한 보증도 없이 대출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한보 부도에대한 은감원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국민회의 김민석의원도 "은행이 동일계열 기업군에 대해 자기자본의 10%이상의 여신이 나갈 경우 매월말 감독원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며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를 승인해 준 경위 등을 따졌다.

이은감원장은 "보고는 받았지만 개별은행들의 보고를 취합하지 않아 한보의 부실상태를 알수 없었다"며 "업무에 미흡한 점을 사과한다"고 직무태만을 일부 시인했다.

증권감독원에 대한 조사에서는 신한국당 맹형규, 자민련 이인구의원 등이 "증감원은 한보철강에대한 감리결과를 누락시키는가 하면 한보철강의 부채비율이 동일업종의 다른 업체보다 월등히 높은 데도 불구하고 감리대상에서제외했다"며 특혜 여부를 따졌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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