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근씨 청와대 수시 청탁

입력 1997-03-28 15:31:00

"정태수씨 재산압류"

한보특혜대출비리와 김현철(金賢哲)씨 비리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심재륜 검사장)는28일 정태수(鄭泰守)씨의 3남인 정보근(鄭譜根)한보그룹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혐의로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검찰은 27일 전격 소환한 정회장을 상대로 회사공금 유용규모와 정·관계및 금융계 인사들에 대한 로비자금 제공여부,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와의 친분 관계 등을 밤샘조사했다.정회장은 검찰에서 회사공금을 빼돌린 혐의는 대체로 시인했으나 정·관계및 금융계 인사에 대한로비는 아버지인 정씨가 도맡아 했다며 혐의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정회장은 회사자금을 빼돌려 (주)한보철강이 발행한 전환사채 2백72억원 상당을자신의 명의로 구입하고 개인세금 34억원을 납부하는 등 회사공금 3백6억원을 개인용도로 유용한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정씨 일가가 지난 94,95년 귀속분 법인세와 종합소득세,농어촌특별세 등 4천3백27억원의세금을 포탈한 점으로 미뤄 1조1천억대 규모의 세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을 것으로 보고 은닉재산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땅부자로 소문난 정씨가 부동산 중 상당수를 가족 명의가 아닌 직원 등 타인 명의로은닉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국세청의 협조를 받아 한보그룹 직원 명의로 된 은닉 부동산을 정밀 추적중이다.

검찰은 또 1차조사에서 정씨가 유용한 것으로 밝혀진 비자금 2천1백36억원중 사용처가 확인되지않은 2백50억원 가운데 상당액수가 양도성예금증서나 무기명채권등으로 숨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에 앞서 정씨 일가가 제3자 명의로 은닉한 재산 등을 포함한 2천9백81억원 상당의 재산내역을 공개하면서 포탈세액 4천3백27억원을 추징하기 위해 국세청을 통해 재산동결및 압류·환수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날 박석태상무 등 제일은행 임직원 6명과 이기종 전부산지점장 등 산업은행 간부 2명을 소환,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경위 등을 조사했다.

한편 검찰은 현철씨의 측근인 박태중씨(38·㈜심우대표)가 서울 에메랄드호텔을 인수하려 했다는의혹과 관련,이 호텔 대표 이명희씨(45·여)를 27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박씨가 호텔 인수를 추진한 경위와 현철씨와의 관계를 조사한 후 귀가시켰다.

박씨는 94년 7,8월께 서울 강남구 청담1동 에메랄드 호텔을 인수키로 하고 당시 소유주였던 효산그룹에 17억여원의 계약금까지 지불했으나 당시 '김현철씨 호텔업 진출설' 등이 나돌자 같은해 9월 해약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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