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민속문화 총집합-세계문화엑스포

입력 1997-03-26 15:13:00

'세계 민속문화 총집합'.내년 9월부터 두달간 경주 보문단지에서 열리는 세계문화엑스포에는50~70개국에서 저마다 대표성을 지닌 민속문화를 총출동시켜 '한판 승부'를 겨룰 전망이다.지금까지 갖가지 박람회, 엑스포, 비엔날레 등이 세계 도처에서 있어왔지만 '문화'라는 단일 아이템을 갖고 대규모 엑스포를 열기는 이 행사가 처음이다. 더욱이 세계규모의 매머드 행사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기획 진행한다는 일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따라서 일부 국가에서는 벌써부터 '출전 품목'을 고르며 자기 몫의 행사장 위치와 규모를 탐색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처럼 한자리에서 다른 나라와 '문화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행사를 문화엑스포가 아닌 문화올림픽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행사성격과 국내외의 관심 때문에 우리 정부와 각계에서는 점차 성원과 격려를 보내며 성공적 개최를 주문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정부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국가시책사업 차원에서 행정·재정적 지원을 약속한 데 이어 최근 외무부와 문체부를 방문한 경북도 관계자에게 '성공적 개최'를 재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도는 이러한 국내외의 관심을 의식해 최대한 참가국 수를 늘리고 명실공히 국제 대회의 수준으로 손색없도록 총력을 쏟는다는 각오다.

일단 내년은 향후 격년제 이벤트로 자리잡도록 할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첫 장을 여는 행사라는점에 주목하고 있다. 박광희(朴光熙)조직위사무총장은 "비록 준비기간이 촉박해 보문단지를 비롯한 경주 기존 시설을 활용하고 가건물 형태로 행사장을 건립할 것이지만 그 내용만큼은 화려하게꾸민다는 방침이다"고 밝혔다.

먼저 행사장은 미국 쥬라기공원을 설계 제작하는 등 테마파크, 레저, 건축설계분야의 세계적 전문회사 랜드마크(LANDMARK)의 기술을 지원받아 한국의 랜드 D&C로 하여금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시설을 능가하는 최첨단 민속 문화공간으로 꾸미겠다는 야심이다. 여기에는 각종 주제별 공연장과 전시시설, 위락시설이 들어있다. 총 16만평 규모에 소요예산은 2백억원 정도이다.이에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민자로 충당하겠다는 게 경북도의 구상. 현재 여러군데에서 참여의사를 밝혀오고 있으며 특히 이 시설을 맡을 랜드마크사의 개리 코다드 회장은 투자의사를 제시해놓고 있다. 코다드 회장은 지난 2월 경주를 방문해 "경주는 전역이 노천박물관이라 할만큼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문화재를 잘 보존하고 있다. 그에 비해 전 세계에 잘 알려져 있지않은 느낌이다.따라서 잘 꾸미기만 하면 세계적인 관광상품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행사 내용 역시 벌써 중국에서 자금성의 왕실 유물을 보내주겠다는 사전 약속을 해오는 등 좋은출발을 보이고 있다. 이 유물은 중국인들 조차 현지에서 보기 힘든 것이며, 이와 함께 중국 56개소수민족 가운데 16개 소수민족의 문화유물을 보내주겠다는 약속도 있었다는 게 경북도 관계자의전언이다.

일본측은 한국에서 문화엑스포 행사를 '선수쳐' 아쉽다는 반응과 함께 일본관 건립부지 3만평 제공을 요청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일본관은 자신들이 직접 지을 수도 있다며 매우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주변국의 높은 관심에 고무받고 있는 경북도는 곧 홍보사절 도우미와 조직위 사절단을 선발, 세계 각국에 내보내 행사 참가유치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여기에는 정부의 각종 해외조직과주재원들을 동원해 전방위 홍보에 활용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현재 유치목표는 국내 단체·협회 20개, 개별 30개, 해외에서는 유럽 21개국, 아메리카 11개국, 아시아 19개국, 아프리카 6개국, 오세아니아 5개국 등이다.

경북도는 내년 행사는 하루 5만명씩 두달동안 3백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있다. 95년 광주에서 3달동안 열린 비엔날레 관람객이 1백60만명이었던 것에 비해 두배 정도 높은 목표이다.

도는 따라서 이 기간중 경주의 교통이 대단히 혼잡할 것에 대비해 행사장 주변의 도로를 확장하고 주차장을 늘리는 등의 다각적 대책에 골몰하고 있다.

내년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날 것을 상정해 경북도는 2000년, 2002년 식으로 격년 마다 경주문화엑스포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제2회 행사인 2000년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ASEM과, 제3회는2002년 월드컵 대회와 연계해 개최, 이벤트의 상승효과를 거둬 경주를 세계적 문화관광의 명소로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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