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나 뒷동산을 배경으로 가장 선명하게 나타나는 용마루 곡선의 아름다움은 한국 건축물의독특한 기법이 잘 드러난다. 굴뚝의 연기와 어우러지는 지붕의 모습은 자연과 인간의 절묘한 조화가 깃들어 있다.
이것은 온갖 문양으로 미감을 살리고 내구성을 가진 기와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기와의 등장은 건축술에 엄청난 발전을 가져왔다.
국립중앙박물관 김성구 미술부장은 "기와는 단순한 건축부재가 아니라 우리 겨레의 과학성과 실용성이 담긴 과학기술의 산물이다"며 "수백년 풍상에도 끄떡없는 기와는 신분과 부의 상징이었고궁궐, 관아, 향교, 서원, 사찰 등의 건물마다 독특한 성격이 나타난다"고 말했다.기와는 1천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 겨울에도 얼어터지는 일이 없고 강도 역시 뛰어나 7백50kg/cm 이상이다. 흡수율이 2%% 이하여서 눈과 빗물을 막는데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고 겨울에도 파손되지 않아 건물속의 나무가 썩는 것을 막아준다.
또 기와는 단열효과도 좋아 여름의 더운공기나 겨울의 찬공기를 막아주어 쾌적한 생활을 할 수있게 하는 건축재료다.
부자집이라야 기와를 잇고 살았던 옛날, 서민들은 기와를 올리고 싶은 욕망이 간절했으나 그림의떡이었다.
기와가 처음 쓰이기 시작한 것은 분명치 않다. 다만 삼국시대 건물터에서 기와조각이 발견되는것으로 보아 학계는 기원전 2세기에서 1세기경부터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풀, 나무판 같은 지붕재료가 기와로 바뀌면서 지붕의 무게가 무거워지고 기와 밑에 흙을 채워야하기때문에 서까래나 기둥, 보 등 집의 뼈대가 튼튼한 구조로 변모시키는 효과도 낳았다.기와는 모래가 적당량 섞인 점토질의 흙으로 점토판을 만든 뒤 암·수키와 물레를 사용, 일정한모양(수키와 암키와. 막새기와 등)으로 만들고 햇볕에 잘 말려 가마에서 높은 온도로 구워낸 지붕재료다.
기와는 그 쓰임새에 따라 평기와(암·수키와), 막새기와(암·수막새, 초가리), 망새기와(치미·용두) 등으로 크게 구분한다.
전통기와는 서양과 달리 암·수 구별을 뒀다. 이것은 음양의 조화를 살린 것. 건축물의 여러요소를 음과 양으로 대비시키면서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고구려 기와는 대부분 적갈색을 띠고 있는데 연꽃무늬가 새겨진 수막새의 경우 꽃잎 수가 4잎에서 10잎까지 다양하고 꽃잎의 너비도 좁고 끝이 날카롭다. 또 볼륨이 매우 강하고 전체적으로 화려하다.
그러나 전통기와는 대부분 투박하다. 비가 새거나 갈라지지 않도록 필요한 부분에만 다듬질을 했다. 기와는 한평에 암·수키와를 합해 1백50장쯤 들어가며 암·수키와의 비율은 3:1 정도다.전통기와 제조는 기와에 사용되는 일년치 흙을 채취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흙은 진흙에다 모래가 적당량 섞인 흙이 좋다. 채취된 흙은 엉김이 많아 기포를 없애고 잔돌을 골라내기 위해 풀기작업을 거친다. 3mm 이상의 잔돌이 섞일 경우 갈라지기 쉬워 나중에 물이 새는 이유가 된다.1차 가공한 흙은 두께 20cm 정도로 깔아 물을 뿌려 하룻밤 불린다. 불린 흙은 다짐과 쇠스랑으로다시 찍어 다시 풀어준다. 줄질과 흙방망이질을 반복하는 균질화작업을 수차례 반복한다. 기와를제작할 수 있는 다드락이 만들어지면 기와의 폭과 길이가 되게끔 자를 대 불필요한 흙은 떨어내고 말리기작업에 들어간다.
날씨에 따라 다르지만 해가 좋은 날은 약 3일간 말리면 완전히 굳지 않는 상태의 적당한 굳기가된다. 이때도 물뿌리기와 위아래 위치바꾸기로 고르게 하는것이 중요하다. 말려 쪼갠 기와흙은 건장틀에 올려놓고 건장치기를 하며 불필요한 부분은 와도로 정확하게 잘라낸다. 다시 말리기 작업을 하고 불길이 잘 통하도록 가마에 쌓는다.
24시간 불을 땐 뒤 가마입구를 돌로 쌓고 진흙을 발라 막는다. 이는 가마내부의 가스가 새거나바깥공기가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 가마의 온도는 섭씨 1천50~1천1백도로 옹기가마의 1천3백~1천4백도 보다 낮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불의 온도로 화부의 경험에 의한 눈짐작과 느낌으로 결정한다. 가마온도가 약하면 기와 내부가 붉은 색을 띠며 약하고 온도가 너무 높으면 기와가 뒤틀린다.선조들은 밋밋하게 기와를 그대로 쓰지않고 온갖 문양과 글씨를 새겨 미적효과도 높일 줄 알았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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