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이렇게 넘는다(1)-지역기업들의 자구책

입력 1997-03-25 15:11:00

경제가 심상찮다. 지역경제는 특히 연쇄부도와 유력기업의 부도설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 움츠리고 앉아있을 수만은 없다. 기업들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은가히 필사적이다. 지역 기업들이 벌이고 있는 불황타개를 위한 군살빼기, 경영혁신, 신사고경영,해외진출 모색 등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권투는 체중 즉 자신과의 싸움에 비유된다. 체중 조절에 실패한 선수는 링에 오르기전에 이미 패한거나 마찬가지다. 경기 위축 시대를 맞은 기업들의 생존 전략의 최우선 순위도 감량 경영이다.군살빼기를 시작한 기업들은 고육책이지만 가장 쉽게 경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인 인건비 줄이기유혹을 쉽게 받는다. 대부분의 대구지역 기업들은 현재 신규인력 채용규모를 줄이거나 명예퇴직제와 연봉제 등을 통한 인건비 부담 줄이기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동아, 대구백화점의 경우 올해 상반기 신규인력 채용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구은행은 올해신규인력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30%% 줄일 계획이며, 지난 3월 명예퇴직제를 실시한 대동은행도 신규채용을 최소화해 점포당 근무 인원수를 현재 16.5명에서 올해말 15.0명까지 축소할 방침이다.

고비용 저효율 문제를 해결하고 조직을 날씬하게 만들기 위한 연봉제 도입, 명예퇴직제, 부서 통폐합 등 자구책을 쓰는 기업도 많다.

동아백화점은 다음달부터 지역업계 최초로 부·차장급 간부사원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전격 실시키로 했으며 이를 일반 사원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남선알미늄은 자회사와 계열회사로의 전보발령이나 협력업체로의 이직알선 등 방법으로 지난해까지 1백여명의 인원을 감축했으며, 무림제지도 명예퇴직·진주공장 전보발령 등을 통해 3백15명의 직원중 40명을 줄였다.불황 속에서도 신개발지를 중심으로 점포망 확대 등 공격적 경영을 구사할수밖에 없는 유통업계에서는 인력의 적재적소 재배치 등을 통한 조직의 슬림화에 힘을 쏟고있다.

동아백화점은 지난 1월 상품본부를 해체하는등 유사기능조직을 통폐합하고 신규 프로젝트나 업무발생시 부서를 신설하지 않고 팀제를 신규 운영하고있다. 대구백화점도 지난 1월 기존 6본부3실2점43팀이던 조직기구를 4본부2실2점1사업부39개팀으로 개편했으며, 올해중 T/O 인력의 10%%를감량하기로 했다.

2백만호 정책이라는 온실속에서 자라온 지역 주택업계도 아파트 미분양 시대를 맞아 비장한 감량경영 의지를 보이고있다.

청구는 지난해말부터 원가절감방안으로 5가지 준수사항을 만들고 10가지 절약 운동을 벌이자는'5-10운동'을 전개하고있다. 사업추진위원회 중심의 운영체제로 조직을 개편한 우방은 비용절감을위해 원가관리위원회까지 구성, 원가 줄이기에 골몰하고 있다. 10%% 원가절감, 30%%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하는 '1·3운동'을 펼치고있는 보성은 대외지출 협찬경비를 대폭 줄이는 한편 물자절약 아이디어 공모제를 실시할 방침이다.

기업들의 연쇄 도산에 따른 부실여신 우려가 높아지면서 경영에 적신호가 켜진 금융업계에서도점포운영의 효율화와 경비절감을 외치고 나섰다.

대구은행은 대대적인 점포신설을 가급적 지양하고 실적이 부진하거나 영업구역이 중복되는 점포를 서서히 정리하거나 규모를 축소해나갈 방침이다. 대동은행도 전산센터를 매각하는등 무수익자산에 대한 과감한 정리를 추진중이며, 신축 본점도 당초 계획과 달리 상당부분을 임대하고 신설 지점도 임대를 원칙으로 하는등 소유부동산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섬유업계의 경우 동국무역이 생산라인 인력의 최소 유지, 불요불급한 제경비를 줄인다는 10%%경쟁력 향상운동을 전개중이다. 태왕은 인력관리의 최소 정예화와 거래선 교체를 통한 원부자재및 비품의 단가 낮추기 등 원가절감운동을 벌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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