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된 삼성그룹의 이병철회장에게도 삼불(三不)이 있었다. 자식과 골프 그리고 미풍이 바로그것이었다. 만인지상(萬人之上)의 자리라고도 하는 대통령도 '자식'이라는 일불화두(一不話頭)에걸려 탄식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칼국수를 먹어가며 "재임중 단 한푼의 돈도 받지 않겠다"며 칼날같은 사정의지를 곧추세워왔던 김영삼대통령도 '현철'이라는 자식앞에서는 쉽게 무너져 절망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그간 두번씩이나 외국에 내보내들어오지 말라 했는데…" 대통령의 사려깊은 생각과는 달리 현철씨는 독일과 스위스등지에 이유있는(?) 해외여행을 5~6차례나 다녀왔다. ▲춘추의 역사는 자식과 친지의 정에 묶여 우유부단했던제후는 살아남지 못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후한의 순제(順帝)는 황후집안의 부정을 고발받았지만고발자를 좌천시키고 부정을 덮어 버렸다. 그러자 나라는 망했다. ▲조선조 성종은 어머니의 동기간이 호화생활을 일삼자 피궁하여 베어죽이도록 명했다. 피궁한 이유는 대비마마의 "한번만 살려달라"는 청을 미리 거절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단호한 의지없이 칼국수와 촌지 안받기만으로 국가경영을 하겠다는 자체가 모순인지 모른다. ▲어제 5명의 원로들이 위기한국의 구출처방을 내놓았다. 원로들은 "현철씨의 의혹을 철저하게 파헤쳐 엄중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또 "대통령의 하야나 탄핵같은 극한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야(下野)란 낱말이 주목해야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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