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승일 국민대총장-또 헌정중단 불행 없어야"
'한보사태'는 검찰수사로도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급기야 대통령차남 '현철사단'의 정치자금수수설과 국정개입설까지 겹쳐 우리 국가사회 전체를 혼미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일어나지 말아야 할 파장에 국민들의 촉각이 모아져 있다. 원로전문가들의 해결책을 들어본다.현승일(玄勝一) 국민대총장은 24일 "모든 책임은 결국 대통령에게 돌아가는 것이지만 대통령만이책임을 져야하는 것은 아니다"며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을 궁지에 몰아 넣기만 하는 여론의 흐름을 우려했다.
거칠게 휘몰아치는 여론대로 대통령의 책임만 물은 나머지 나라가 흔들리고 또 모든 기관들이 책임추궁을 두려워해 부동자세로 일관한다면 더 불행한 일이 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현총장은 "비난의 표적이라고 해도 벼랑끝으로 떨어뜨려서는 안된다"며"나라가 중심을 잡고 다시나아가기 위해서는 김대통령의 과오를 인정하더라도 여전히 나라의 중심은 대통령이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감정에 치우쳐 헌정중단으로까지 몰아가서는 불행한 사태를 초래할것"이라며 "김대통령이 망연자실함을 극복, 다시 국정의 중심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사회일각에서일고 있는 김대통령 하야론을 조심스럽게 비판했다.
그는 문민정부가 끝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할 경우의 사회적 파급효과도 걱정했다. 그렇게 될 경우, 또다시 좌절과 붕괴 그리고 허탈감을 일으킬 것이고 또 '힘이 곧 정의'라는군사정권 식의 이데올로기를 부활시킬 우려마저 있음을 지적했다.
현총장은 우리 경제가 처해 있는 상황을 "충분한 사전 준비없이 유학을 간 학생과 같다"며 "절망적인 단계는 아니지만 적응이냐 좌절이냐 기로에 서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적응하지 못한다면 표류하다 주저앉고 말 것이라며 구성원 모두의 뼈를 깎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말도 덧붙였다.
현총장의 현실진단은 이어졌다. 문민정부 4년여를 "머리인 대통령의 의지가 훌륭했더라도 손발인공무원은 전혀 움직이지 않은 형국이었다"며 "결국 머리는 겨우 살아 있고 수족이 살아 움직이지않는 중환자의 상태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보사태 등 나라가 이렇게 된 데는 정권운영이 공조직을 통하지 않고 비공식 사조직을통해 운영된 데서 큰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현철(賢哲)씨 문제도 자식을 어쩌지 못하는아버지의 입장에서, 또 여기에 의존하기만 한 대통령이 너무 가볍게 생각한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총장은 이어 김영삼대통령이 결국 공사를 혼돈하고 국정혼란을 초래하게 된데는 30년 야당생활을 통해 몇몇 측근들에 의존해 온 결과 나타난 현상으로 권력주변에 모여드는 해바라기족들의 부추김도 한몫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기라는 현 시국에 대한 해법으로 현총장은 "국민모두가 나의 일, 우리의 일이라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결국 파국으로 치달을 경우 같은 배를 타고 있는국민 모두가 불행해지는 사태가 발생할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정부의 리더십이 상실된 상황에서 국민들이 나서 나라를 구해 낸임진왜란과 일제침략시기의 역사적 교훈과 경험을 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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