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만큼이나 유명해진 사이보그(cyborg)는 인공두뇌학을 의미하는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와유기체(organism)의 합성으로 기계나 인공장기 등이 이식된 개조된 인간을 의미한다.그러니까 로봇 태권V나 아톰은 로봇이지만 6백만불의 사나이나 소머즈는 사이보그다. 사이보그는인간의 육체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를 기계의 도움으로 극복한 사람들인 셈이다. 그래서 혹자는 인공신장을 이식받은 사람이나 실리콘 유방수술을 한 여자, 심지어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사람조차도 넓은 의미에서 사이보그로 분류하기도 한다.
사이보그가 등장하는 전형적인 SF영화는 로보캅 이다. 디트로이트시 경찰인 머피는 동료 경관의살해범을 소탕하기 위해 악당의 소굴로 들어가지만 그들에게 잔혹한 총격을 받고 죽게 된다. 이때 로봇 제작회사 OCP에 의해 머피는 강력한 기계 장기와 손발로 무장된 로보캅으로 탄생한다.그의 기억은 모두 지워지고 경찰업무 수행과 OCP에 대한 복종 프로그램이 입력된다. 영화는 이렇게 탄생한 로보캅이 인간 머피 의 희미한 기억속에서 혼란스러워하며 인간의 자의식을 회복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러니까 로보캅은 이름과 달리 로봇이 아니라 사이보그인 것이다.사이보그는 인간이란 과연 무엇인가 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내가 인간인 이유는 나의무엇때문인가. 로보캅은 모든 신체가 기계로 대체되었다 하더라도 과거의 기억으로 인해 사이보그가 아직 인간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나의 뇌와 그 속에 담긴 기억으로 인해 나는 나답게 행동하게 되고 인간일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미루어 보면 로보캅같은 사이보그의 등장도 멀지 않았다. 기계로만든 손발이나 신장, 심장같은 인공장기가 이미 실용화단계에 있고 인공 혈액이나 인공 피부조직까지도 조만간 만들 전망이다.
치명적인 사고로 다치거나 강한 삶을 위해 온몸을 기계로 덮어 쓴 사이보그들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은 확실하다.
사이보그는 이제 영화에만 등장하는 인조인간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의 삶에 과학이 얼마나 큰영향을 미치는지 온몸으로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정재승
(25·KAIST 물리학과 박사과정·신경물리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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