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임금·단체협상 내일 최종시한

입력 1997-03-24 00:00:00

대구 시내버스, 과연 파업할 것인가? 올해도 임금인상=요금인상의 고리가 실행될것인가? 노조(지부장 양재원)가 25일을 임금 및 단체협상 최종시한으로 잡고 결렬될 경우 26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노조는 올해 임금총액 15.7%%인상을 요구하며 대구시내버스조합(이사장 조종호)과 2개월여 동안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조합측은 올해도 "버스요금이 인상되지 않는한 노조 요구를 들어주기어렵다"고 버텨 교섭에 진전이 없는 상태.

노조와 조합의 이같은 방식의 줄다리기는 해마다 되풀이돼 온 연례행사.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 회사측은 "요금이 인상돼야 해줄 수 있다"고 버틴다. 그러면 노조는 파업을 결의하고, 잇따라 지방정부는 "버스를 파업시키면 시민이 힘든다"며 요금인상을 약속한다. 버스 노사간의 임금협상이 요금 인상의 압박 수단이 돼 온 것.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전과 다르다. 요금인상권을 가진 대구시가 상반기중 요금 인상을 고려하지않고 있는 것. 서울에 이어 대구에서도 시내버스 회사의 수입금 횡령사실이 불거지자 대구시는지난해말부터 계속된 버스조합의 요금인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가 엉거주춤하게 된데는 시민 정서가 큰 역할을 했다. 수입금 횡령 사건이 터지자 시민들은 "버스 회사가 돈을 빼돌려 놓고는 수입금이 적어 적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반발하고 있다. YMCA-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시내버스 회사들의 비리의혹이 풀리지 않았는데요금을 올리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면서 수입금 실사를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대구시는 "오는 7월 지하철 개통과 버스노선 전면 개편 등 조치가 있고 난 이후 버스 수입금 규모를 봐 가며 요금 인상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있다. 그 전에는 시민정서 때문에 인상 허용이 어려워, 새 변수가 생기고 난 뒤 인상빌미나마 찾아 보자는 셈이다.사정이 달라지자 노조와 버스조합측은 서로 "수입금 투명성을 보장하면 요금 인상없이도 임금 인상을 할 수 있다"는 태도를 나타내기에 이르렀다. 회사측은 운전기사의 수입금 납입을 투명하게하기 위해 회사 정산실과 각 버스에 CCTV-요금계수기 등을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이에반해 노조는 손익계산서 검토 후 행정기관·사회단체 등과 함께 수입금조사를 벌이자고 제안했다.올해 노사 임금교섭이 처음으로 요금 인상 없이 타결될 수 있을지, 시민들의 관심이 날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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