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단체 간부 부도 회오리

입력 1997-03-21 15:13:00

'감투'는 부도를 부르는가(?).

최근 불황한파로 각 경제단체의 '감투'를 맡고 있는 상당수 섬유업계 인사들이 '부도회오리'에 휘말려 이들이 속한 단체들 마다 곤혹을 치르고 있다.

지난 19일 대구경북견직물조합 회의실에서는 작년에 결성된 스판직물협의회 제1회 정기총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공교롭게도 스판직물협의회 회장(김원길)의 업체인 (주)예천이 부도 나는 바람에 총회는 무산되고 말았다.

이에따라 총회 참석차 나온 업체 대표 10여명은 새 회장을 뽑지 못하고 서로 피해상황을 확인하느라 썰렁하기만 했다.

(주)대경직물상사는 2명의 감사가 부도를 냄에 따라 지난 18일 열린 주총에서 회의진행상 주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임시방편으로 미리 내정한 2명의 감사를 앞세워 결산보고 한 뒤 이들을 감사로 선출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이같은 광경을 지켜본 업계 한 관계자는 "어쩌다 섬유업계와 단체들의 위상이 이렇게 추락했는지모르겠다"며 혀끝을 찼다.

이밖에도 섬유업계에는 대구상공회의소 상공의원인 풍광염직 이재옥씨 삼풍직물 정철규씨가 작년1월과 올 1월에 부도를 냈다.

섬유업계를 대표하는 조합인 견직물조합의 경우 지난해 11월 조합의 고문인 원천산업의 김인국씨가 부도를 냈고 이사인 정철규, 배을출씨의 업체도 쓰러지고 말았다.

이에대해 섬유단체의 한 관계자는 "단체 임원의 업체는 비교적 경영상태가 우수하거나 연륜이 있는 편인데 이들 업체마저 줄줄이 도산한다는 것은 그만큼 업계의 경영난이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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