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체제 날개 다는가

"신한국 동요 진정기미"

신한국당의 이회창대표 체제가 일단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 여권내 라이벌대선주자들도 이대표체제에 시한부, 조건부 협조의사를 피력하면서 당내 동요가 진정되고 있고 김영삼대통령과의 밀월도 아직까지는 계속되고 있다.

물론 이대표체제의 이같은 순항기간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조만간 다시 당내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어쨌든 이대표는 요즘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대선후보 조기 가시화의 뉘앙스가 풍기는 정치일정 조기가시화의 필요성을 개진하고 나섰다. 당이 분열되면당이 공멸한다는 식의 으름장도 놓았다. 이는 당이 자기중심으로 일치단결 해야한다는 논리다.

이대표의 이같은 표정은 19일 하루동안 곳곳에서 감지되었다. 우선 그는 대표취임후 처음으로 열린 당무회의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첫째는 경선일정을 앞당길 수도 있음을 조금 비쳤다. 이대표로서는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그는이자리에서 "야당의 정치일정이 대체로 드러나 있는 만큼 우리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말했다. 또 "후보경선이 공정하고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데 유념하고있으며 이를 위한 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두번째 이회창대표 진영에서 거론하고 있는 소위'이대표체제붕괴=여당공멸'이란 위기론의 일단도드러냈다. 그는 "경선을 공정하고 민주적으로 하면 당단합도 가능하고 국민도 다시 우리에게로올 뿐 아니라 신뢰회복을 통하여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전제, "당이 깨지면 모두의 책임이며 누구는 득을 보고 누구는 손해보는 그런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19일 김영삼대통령은 이대표와 오찬을 겸해 주례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그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김영삼대통령은'당대표를 중심으로'란 차원을 넘어"앞으로 당은 이대표가 맡아 달라"는 표현까지동원했다.

김대통령은 "어려울 때일수록 일치된 당의 단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앞으로 당은 이회창대표가 맡아 멀어진 민심을 되찾는 데 당력을 집중해서 국정안정을 위한 집권당으로서의 책무를 다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21일 퇴임 주요당직자와의 오찬회동때는 김대통령이 당내 대선주자들에게대선논의 자제를 당부할 예정"이라고 말해 이대표에게 좋은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물론 여타대선주자들은 김대통령의 언급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치 않고 있다.

한편 이대표도 김대통령을 궁지로 모는 방식에서 탈피하고 있다. 이윤성대변인이 이날 '주례회동'이란 표현을 써 한때 긴장시키기도 했으나 즉각 "용어를 잘못 사용했다"며'주례보고'로 정정했다.이대표측도 개의치 않겠다는 반응이다. 〈李憲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