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온 김대중총재 인터뷰

입력 1997-03-19 15:09:00

"전대후 내각제 본격논의"

18일 저녁 대구프린스호텔에서 만난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는 피곤하고 한편으로는 힘들어보이기까지 했다. 그는 "경상도지역에 내가 무슨 죄를 지었나. 무슨 잘못을 했나"하면서 지난시절 자신에게 씌워졌던 많은 용공조작시비에 대한 해명에 열을 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너무나 억울하다는표정으로 자신을 한 번만 지지해 달라고 애원했다. "불쌍하지 않느냐"는 읍소와 함께 "맡겨보고난 뒤에 평가해달라"며 잘 할수 있다고 강변했다.

-내각제문제에 대한 김총재의 견해는? 자민련과의 공조가 대선끝까지 갈 것이라고 생각하나.▲국민회의의 당론은 대통령제다. 그러나 야권공조가 중요하다. 인천 수원 보궐선거에서 보여줬다. 그렇게 표가 많이 나올줄 몰랐다. 국민들의 현정권에 대한 실망과 야당에 대한 기대다.일단 양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후보를 가시화하고 내각제를 논의하는 것이다. 지역별, 정당별로 일정부분을 나눠갖는 일종의 공동집권론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통령제는 대통령제를 하는 미국에는 없는 국무회의나 총리의 장관 추천권등 내각제요소가 수두룩하면서도 오히려 권력이 더욱 집중돼있다. 그러나 결국은 국민이 원해야 하는 것이고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다.-야권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를 위해 국민회의가 대통령후보를 양보할수도 있다는 말로 해석해도되나.

▲지금은 야권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가 지상명제다. 그것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하겠다. (이에대해 김총재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후보를 양보하는 문제도 생각해볼수 있다는 뜻으로 말했다)

-국민회의가 안기부법에 지나치게 과잉반응한다는 지적도 있다.

▲안기부법은 대선을 앞두고 야당 발목을 잡으려는 악법이다. 여기엔 언론도 피해자에서 예외가아니다. 왜 언론이 이 문제를 지적않는지 모르겠다. (김총재는 과거 서경원 방북사건과 불고지죄,간첩사건등을 예로들며)검경의 간첩사건 수사권을 안기부가 갖는다고 더 잘된다는 보장이 어디있느냐. 김총재는 특히 안기부법과 함께 '색깔'이야기에 이르자 자신이 당한 피해사례를 상세히이야기하며 해명에 열중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왜 오보만 하고 제때 해명은 해주지 않느냐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92년 대선당시 '김일성이 김대중을 찍어주라고 방송했다'는 당시 김영삼후보의말을 그대로 쓴 언론의 김대중 죽이기를 들먹이기도 했다.

-구태여 정권교체가 필요한가. 사람이 바뀌면 되지않는가.

▲경제를 아는 사람이 대통령을 해야한다. 지금의 정권은 나라를 너무 엉망으로 만들어놓았다. 대구경제의 어려움도 섬유주도의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제대로 펴지못한 때문이다. 이번에 정권교체를 못하면 우리나라는 영영 나락으로 떨어져 삼류국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지금이 국가적으로는 위기이고 정권교체의 찬스다.

그렇다고 사람만 바뀌는 정도로는 안된다. 군사정권이 뿌리인 노태우정권에서 같은당의 의회주의자 김영삼이 정권을 이었어도 안되고 있음이 증명하는 것이다.

-87년 대선당시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당시 평민당을 창당해 탈당한 김총재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 출마하지 않겠다고 하지않았느냐.

▲단일화가 안된것이 왜 나에게만 책임이 있나. (이대목에서 추미애의원은 당시는 김영삼씨로 단일화하자는 대세여서 평민당으로 나왔다고 거들었다) 또 불출마선언을 번복한 사람 많다. 처칠 닉슨, 그것이 비난거리가 된다면 비난을 받겠다. 〈李敬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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