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산 썰매장 설치 찬반 뜨거운 공방

입력 1997-03-18 14:07:00

"대구시청서 간담회"

지난 12일 오전 10시 대구시청 2층 회의실에서 앞산 썰매장 설치를 위한 각계 대표 간담회가 열렸다. 문희갑대구시장은 첫머리에 "산지가 많은 특성을 감안, 산지 개발을 안할수 없는 것이 우리실정이지만 대구 도심에 가깝게 있는 팔공산, 앞산, 비슬산만은 개발로 인한 환경훼손을 막아야겠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다. 그러나 앞산에 썰매장을 설치하자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고 이에 대한 반대여론도 만만치않아 각계의 여론을 들어본후 결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이어 간담회 참가자들이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대구대 산림자원학과 권태호교수,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환경연구센터 하종호사무국장,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유승원회장등은 "참나무군락지인썰매장 예상설치지역의 생태계를 보존해야 하며 썰매장 대신 자연학습장의 설치가 바람직하다"며반대했다.

그러나 김영빈 효성가톨릭대교수(조경학과), 전호영 대구YMCA 사무총장등은"청소년들을 위해대구지역 위락공간을 균형적으로 배치할 필요가 있고 썰매장이 1천8백평 규모로 크지않은데다 주변공간 조경에 신경을 기울이면 환경훼손의 우려는 크지 않다"며 썰매장 설치를 찬성했다.이날 간담회에서 찬·반 양론이 엇갈렸으나 반대의견이 우세했다. 앞산에 썰매장을 설치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설득력이 있다. 앞산 썰매장이 설치되면 그 자리에 있는 참나무 4백여그루를 베어내야 한다. 또 썰매장 입구로 통하는 공간과 주차장을 확보하기 위해 산림을훼손시켜야 하며 수질오염, 쓰레기 배출등 여러가지 환경오염이 예상되고 있다.또 앞산에는 이미 놀이기구가 들어선 유기장이 있고 이 공간의 일부를 썰매장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으나 사양화되고 있는 유기장마저 원래의 숲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위락시설이 없더라도 숲이 있는 산에 찾아가는 자체가 자연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바람직한 모습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제도적인 문제점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지가 많은 특성을 감안, 산지 개발을 법으로 허용하고 있으나 이러한 제도가 산림 훼손을 가속화시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가야산 골프장 건설문제, 진달래 축제를 위한 비슬산 개발등이 이러한 경우에 해당된다. 자연공원법에는 '자연 풍경지를 보호하는 것과 함께 적정한 이용을 도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이 자연자원 보존을 위해 개발을 금지하고 있는 것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81년 6만5천6백여㎡의 산지에서 94년 6만4천5백여㎡로 줄어드는등 매년 80㎡의 산림이 없어지고 있다. 이는 전체 산림면적의 0.13%가 매년 훼손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유회장은 "산림을 없애고 썰매장등의 시설을 만드는 것만이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며 "본래 모습대로 있는 자연속에서 오히려 더 큰 평안과 위로를 얻을 수있다는 점을 행정 담당자들이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金知奭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