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대선판도 추이

입력 1997-03-14 00:00:00

여권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회창체제의 출범으로 여권 대선레이스는 이전과 전혀 다른 상황을 맞고있다. '위기냐 기회냐'라는 논란이 팽배한 가운데 이회창 대세론은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실제로 이대표의 위력이 발휘되고 있는듯 대표임명 직후부터 이대표진영에 세쏠림현상이 두드러지게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정가는 김덕룡의원 등 민주계의 향후 동향과 박찬종, 이한동고문 등 라이벌들의 대응, 특히 반이(反李)전선의 구축 여부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있다. 이번 이대표체제의 등장으로 이홍구, 이수성고문과 이인제경기도지사는 대선주자 반열에서 탈락했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상황에따라 이홍구, 이수성고문은 이대표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들이 대두되고 있다.그동안 이대표를 거부해 온 민주계는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민주계 인사들은 연일 회동을 통해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뭉치자는 얘기만을 할뿐 뚜렷한 방향 설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계 좌장인 최형우고문이 뇌졸중으로 쓰러짐에 따라 더욱 갈피를 못잡고 있다.다수의 부산 경남 출신의원들에 따르면 현재 민주계 의원들은 내부적으로 김덕룡의원을 통해 민주계 단일후보를 낼 것인지 아니면 박찬종, 이수성고문등 특정 영입인사를 밀지 등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는 것이다.

최근까지 이대표에 대해 극도의 불신감을 보인 모의원도"이제는 이대표가 대선후보에 가장 가까이 간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여 며칠사이 이 지역 기류변화를 엿보게 하고 있다. 박관용의원은이대표와 친분으로 사무총장 발탁설이 나돌고 강삼재전총장도 친이대표성향을 보여 왔다.민주계는 이한동고문이나 박찬종고문을 지원할 상황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보인다는 게 대체적인관측이다. 이미 충청권도 이회창대표가 평정한 상태다.

충남의 박희부지구당위원장도 이대표 진영에 가담했고 최형우고문의 왼팔인 황명수지구당위원장도 이대표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이한동고문과 박찬종고문이 이대표체제에 대해 강력반발하고 있는 게 이대표 진로의 변수다. 그러나 이들 두고문은 당내 세력분포상 어려운 형편에 놓여 있다.

민정계 유일주자로 이고문이 나섰지만 김윤환고문이 이대표를 지지하고 있어 민정계 결집에도 한계가 있다. 또 박고문은 당내의원들의 지지규모가 낮은 편이다. 그래서 정가 일각에서는 반이회창연대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반이 연합전선 구축의 난제는 누구를 얼굴로 내세울 것이냐는 점이다. 이한동고문과 박찬종고문이 서로를 밀 수는 없는 형편이다. 또 김덕룡고문이 이들 중 한명을 지원할 경우도 희박한편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제3후보를 내세울 수도 없다.

특히 김대통령의 의중이 다소 드러난 마당에 민주계가 반이 전선을 형성하는데 앞장 설 처지도아니다. 이런저런 여건을 감안하면 반이 세력을 결집해서 이대표에 도전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이나온다. 이대표를 위협할 정도는 아닐지라도 어떤 형식으로든 반이 그룹이 만들어질 것이란 추측은 적잖다. 다만 이대표가 현철씨 문제와 난국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결정적 에러를 범해 낙마할 경우 이들 대선주자들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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