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거래규모 GNP의 10%%

입력 1997-03-13 15:20:00

가끔씩 세계를 경악시켜온 멕시코가 이번에는 마약거래로 또한번 지구촌을 흔들어놓고있다. 마약거래규모가 멕시코 국민총생산의 10%%에 달한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멕시코경제는 또다시실패하는가. 국제전문가들은 입을 다물고있지만 '갑작스런 붕괴'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는데는 의견을 같이하고있다. 최근 멕시코 실상을 분석해본다.

멕시코에는 왜 경제붕괴가 재연되는가라는 문제와 이런 악조건속에서도 어째서 특정 정당이 선거에서 계속 승리하는가라는 상반되는 문제가 공존해있다. 해답은 간단하다. 현 집권당인 제도혁명당(PRI)은 경제안정과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지만 국민들은 물론 경제까지 완전히 정치정당에볼모로 잡혀있기 때문이다.

84년에 미구엘 대통령은 이미 "본인의 통치기간중 실질임금은 40~50%%정도 떨어졌다. 만약 다른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벌써 혁명이 일어났을 것이다"라고 역설적으로 실토할 정도였다.사실 당시 임금은 70%%이상 떨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어떤 반란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유를 알기위해서는 정치적으로 접근해보아야한다.

과거 멕시코정권이 사용해온 대국민 홍보전략은 매우 간교했다. 대통령임기 첫해에는 대부분 '멕시코에 위기는 없다'고 장담하고 다음해에는 언론이 새 지도자를 깨끗하고 능력있다고 부추긴다.3년째에는 최근의 멕시코처럼 정부는 화폐를 마구 찍어내 경제적 혼란을 부추긴뒤 이를 막기위해제도개혁당에 표를 던져줄것을 호소한다. 4년째는 긴축예산을 이유로 비협조적인 인물들을 적당히 축출해버리고 5년째에는 대통령을 세계적인 지도자로 포장,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시작한다.마지막 6년째에는 상황이 급변한다. 외국 투자가들은 '국가자본'이라는 미명아래 대부분 쫓겨나고전임 지도자들의 비행이 도마에 오르는 가운데 새대통령은 희망을 제시하고 국민의 지지속에 권좌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살리나스 대통령은 은행을 사금융화하기도 했다. 이는 적재적소에 자본을 공급하지 못했고 관료들에 의해 은행이 운영되는 바람에 부패의 온상이 되기도 했다. 결국 세디요대통령은 국민총생산의 9%%를 부실한 은행을 관리하는데 쏟아부어야 했다.

문제는 이런 경제적 무질서가 정치적인 혼돈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멕시코는 지난 20년동안 경제관료는 키웠으나 정치관료는 전혀 양성하지 않았다. 대통령은 거의가 중앙은행 출신이었다. 이들은 경제성장보다 부채를 갚는데 주력하는 바람에 경제파탄을 부추긴 것이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정치인들은 더욱더 배타적이 될 수밖에 없었고 언론과 반대세력을 억압하는 철권정치를 강화할 수밖에 없게됐다. 그것은 지금도 계속되고있다.

미국은 멕시코에서 제도혁명당이 정권을 잡고있는한 개선의 여지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고있다.사실 미국정부는 멕시코에 대해 여러모로 지원을 해왔지만 별무소득이었다. 그렇다고 지원을 중단해버린다면 멕시코는 완전 파멸에 빠질 것이고 현정권은 더욱 국수주의자로 전락할 것이다. 아메리카 대륙의 패자인 미국도 멕시코사태에 대해서는 별다른 묘안이 없는 것같다. 미국은 '멕시코 장래는 멕시코인 손에 달렸다'는 원론만 주장할 뿐이다.

〈尹柱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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