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節氣서 일·월식까지 초정밀 측정" 선조들은 24절기를 단 하루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측정해 달력을 만들고 때때로 일식과 월식까지도 계산, 농경에 이용하거나 왕조와 나라의 운세를 짚는데 활용했다.
우리 선조들은 1년 12달과 절기를 어떻게 측정했을까. 그 비밀의 열쇠는 규표(圭表)에 있다.규표는 방위, 절기, 시각 등을 측정하는 천문관측기기. 태양이 정오에 가장 높이 떴을때 수직으로세운 막대가 만드는 그림자의 길이를 재 일자를 계산하는 장치다.
표는 지상에 수직으로 세운 막대이고 규는 표의 아래 끝에 붙여서 수평으로 북을 향하여 누인 자(尺)을 말한다.
표는 얼, 비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일컬어졌는데 태양에 의한 표의 그림자를 측정하여 방향, 절기와 1년(回歸年)의 길이, 시각 등의 결정에 사용되었다. 규는 정오때 표의 그림자위치를 측정하여절기와 1년의 길이를 재는데 쓰였다.
연세대 나일성 교수(천문학과)는 "규표로 측정한 1년의 길이는 3백65.2425일로 현재의 서양력인그레고리력보다 불과 0.0003일(26초)더 길 뿐이다"며 "선조들은 눈금과 시각을 이용한 측정으로도현대의 초정밀컴퓨터만큼이나 정확한 값을 도출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 규표가 제작된 것은 조선 세종때 경복궁 경회루 북쪽에 간의대(천문대)를 쌓고 그서쪽에 동표(銅表)를 세웠다. 청석을 깎아서 규를 만들고 규면에 장(丈), 척(尺), 촌(寸), 푼(分)의눈금을 새겨 태양의 그림자를 정확히 측정했다는 기록이 있으나 임진왜란과 외군의 침입 등으로파괴되고 말았다.
조선 천문학자들이 만든 규의 길이는 26m 8cm, 표의 높이는 8m 28㎝였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경주 신라역사과학관에 10분의 1 크기의 규표가 복원돼 있다.
크기가 크면 클수록 정밀한 눈금을 그릴 수 있어 실제 1년길이와 오차없는 역법을 만들 수 있게된다.
복원규표의 규에 나타난 눈금은 1푼(2㎜)간격으로 일자변화마다 그림자 길이를 정확히 가늠할 수있다. 표의 자재는 두마리 용을 조각한 구리를 썼는데 횡량(표)의 수평유지와 뒤틀림을 교정하기위해 3개의 추를 실로 매달았다. 흑요석 규에는 수평을 유지하도록 사방에 도랑을 파서 물을 저장하도록 했다.
규표는 정오때 겨울의 태양고도는 낮고 여름의 태양고도가 높다는 단순한 원리에서 착안했다. 이에따라 표가 만드는 그림자의 길이도 태양고도가 높을 경우는 짧고 반대로 고도가 낮으면 그림자길이는 길다. 봄, 가을에는 여름과 겨울의 중간쯤에 그림자가 위치하게 된다. 이처럼 표가 만드는그림자의 길이가 일 시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이용한 것이다.
1년내내 표가 만드는 그림자끝의 위치를 규에 새겨진 눈금으로 재 보면 계절의 변화를 알아낼 수있고 1년의 길이에 해당하는 날 수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림자의 길이가 가장 짧은 때는 당연히하지때이다. 이때는 그림자의 길이가 너무 짧기때문에 하지전날이나 다음날에도 길이의 변화를정확히 구분하기 힘들다.
그래서 해가 가장 낮아지는 동지때 표의 가장 긴 그림자를 측정해 일자변화를 매겨 나갔다. 그림자가 가장 긴 때로부터 다시 가장 길게 되는 때까지의 날수가 1년 길이다. 한해만 측정하면 부정확할 수도 있으므로 10여년 연속적으로 날 수를 셈한뒤 평균하면 1년길이를 정확히 정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하여 선조들이 측정한 1년길이는 3백65일과 4분의 1일(365.2425일). 1년의 길이가 결정되면 하지와 춘분, 그리고 추분이 언제인지 쉽게 알아낸다. 1년의 4 분의 1인 91.3106일이 동지에서춘분까지의 길이인 동시에 춘분에서 하지, 하지에서 추분까지의 길이가 되는 것이다.24절기의 절기간 길이는 1년의 길이를 24등분하면 알 수 있다. 각 절기때마다 규표에 나타난 그림자길이를 연이어 측정하여 두면 달력을 만들수 있게 된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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