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폭력배 도심 활보

입력 1997-03-11 15:07:00

최근 중고교 졸업 후 진학을 못한 10대들이 기존 폭력조직의 하부조직원으로 흡수돼 도심 상가지역을 돌며 금품갈취를 일삼는 등 활동무대를 넓히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3시쯤 대구시 중구 동성로에서는 건장한 체격의 10대 10여명이 정장을 입고 일렬로 늘어선 채 가끔씩 지나가는 '폭력계 선배'들을 향해 허리를 90도씩 굽혀가며 위세를 과시했다.

동성로 상인 박모씨(43)는 "며칠째 계속되는 소위 '똘마니 신고식' 때문에 손님들이 불안해한다"며 "1시간 남짓 거리에서 행인들에게 겁을 주며 위화감을 조성해도 경찰은 얼굴도 비치지않는다"고 말했다.

한 오락실 주인은 "최근 들어 '용돈' 상납을 요구하는 경우가 부쩍 잦아졌다"며 "중학교를갓 졸업한 10대 중반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동성로 일대 노점상들로부터 '보호비' 명목으로 자릿세를 뜯어내고 있으며, 완구류나 불법복제 음반을 파는 일부 노점을 직접 운영, 활동비를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중구청 한 공무원은 "불법 노점상 단속을 나가면 욕을 하며 노골적으로 대드는 경우가 많다"며"경찰과 함께 단속을 펴야 그나마 효과를 거두는 형편"이라고 털어놨다.

대구 ㅅ중학교 최모 교사(35)는 "지난 해 고교 진학을 못한 졸업생 중 두어명이 이들 무리 중에끼어있었다"며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모습이 대낮에 거리에서 아무 제재도 없이 벌어져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부경찰서 정규택 형사과장은 "강력 사건이 잇따른데다 경찰인사가 겹쳐 다소 치안공백이 있었다"며 "시민들에게 직접적 피해를 주는 행위는 물론 위화감 조성 역시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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