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메마르고 각박한 지옥같은 세상을 비꼰 '무서버 시리즈'가 시리즈 좋아하는 세상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때가 있었다. 우습기도 하지만 몇군데는 세상살이 풍자를 넘어 섬뜩한 기운까지 감도는 시리즈다. 내용은 대충 이렇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소녀는 '무서울걸(Girl)', 최고로 무서운 청년은 '무섭군(君)', 아주 오랫동안 무서운 것은 '무섭지롱(Long)', 가장 무서운 연못은 무섭지(池)', 무서운 아주머니는 '무섭네'등등. 여기다 '무서워(War)', '무섭데이(Day)', '무서워 유(You)'등이 후속타로 이어지면서 '무서버 시리즈'는 지옥의 염라대왕도 웃길만큼 그 범위가 넓어지기도 했다.
'무서워'는 삼풍사고때 자주 회자되어 부실공사와의 전쟁을 풍자하는 말로 사용되었고 '무서울걸'이나 '무섭군'은 그때 기적처럼 구조된 세명의 젊은이들을 두고 한 말로 '지옥의 신세대 트리오'라는 재미있는 표현까지 나왔다. 무섭지 않으면서도 결코 무섭지 않다는 말이 쉽게 나오지 못하는 요즘의 환경속에서 만들어진 말들이다.
세상살이에는 어느것 하나 인과응보와 맞닥뜨려지지 않는게 없다. 비록 그것이 한낱 우스갯소리라도 다 그것대로의 인과응보가 있다. 천당이나 극락행 티켓이 남발된 우스갯소리도 예외는 아니다. 어떤이가 천당 또는 극락에 가보니 귀와 입만 소복이 쌓여 있어 왜 그런가 궁금해 분석해보니 입은 귀는 매일 좋은 말만하고 실천에 옮기지 않았던 성직자들의 입이었고 매일 그 좋은 말만듣고 정작 실행에 옮기지 못한 신도들의 귀였다는 것이다.
현실을 떠난 천당이나 극락은 공염불이다. 삶속에서 바로 살아가는 것 자체가 신앙이고 종교다.그래서 사람은 그 누구도 어느 누구를 미워해서도 안된다. 아무리 우스갯소리가 남발되고 천국이나 극락행 티켓을 많이 구입할 능력이 있어도 결국은 진정한 삶의 자각이 없으면 그 역시 공염불이다. 지옥같은 현실을 살면서 죽어 좋은곳에 간들 무슨 소용인가.
풀잎 하나도 이유없이 뜯어서는 안된다는 피천득선생의 말이 새삼 봄물이 오르는 지금 뇌리를 강하게 스친다.
〈법왕사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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