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권주자-박찬종·이회창 '2강' 약진

입력 1997-03-04 15:20:00

신한국당의 전면적인 개편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여권내 대선주자군(群)이 이전보다 더욱 정리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영삼대통령의 공정경선보장 방침이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현재 가장 활기를 띠고 있는 인사들은 이회창, 박찬종, 이한동고문등 3인이다.우선 이회창고문과 박찬종고문은 국민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소속의원들과의 접촉도 빈번해지고있는등 사실상 세확장을 위한 대선레이스에 돌입한 양상이다. 두사람은 여권내 부동(不動)의 기둥으로 부각되고 있는 게 확실한 듯하다.

그러나 이들은 일장일단(一長一短)을 갖고 있어 긴장감을 늦출수가 없다. 당내 소속의원 지지면에서는 이고문이 박고문에 비해 월등히 앞서고 있는 반면에 집권여당의 지지기반인 경상도지역에서는 박고문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상태다. 이에비해 대선출마포기를 전제로 한 대표기용설이 나도는 이한동고문은 요즘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는 후문이다. 그는 민정계간판으로 화합적 당운영차원에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지만 대선출마포기가 전제로 제기되자 결론을 못내리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때문인지 각 대선주자들도 바짝 경계하고 있다. 이고문의 한 측근은 불공정경선을 의식,"공정성에 문제가 된다면 경선 1개월전에라도 대표직에서 물러나면 되지않겠느냐"면서도 "이고문이 대선도전포기를 전제로 하면서까지 대표를 맡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대선도전 불출마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와관련, 강삼재사무총장은 "대표본인이 대선주자로 나서려할 경우 불공정시비가 일지않겠느냐"며 신임대표의 대선출마포기 조건을 기정사실화했다.

민주계의 양대산맥을 형성한 최형우고문과 김덕룡의원은 주지하다시피 대선주자반열에서는 물러나있다. 그러나 이들도 이를 외형상 인정치않고 있으며 경선도전의사도 굽히지 않고 있다.정가에서는 경선에서 2위를 차지, 당권을 거머쥐는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관심거리는 이들이 향후 대선경선과정에서 어느 대선주자들을 지원하느냐하는 점이다. 박찬종과 이한동고문이 이들 세력들과 연대하기위한 합종연횡이 곧 시작될것이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이홍구대표와 이수성국무총리의 거취도 주목되고 있다. 이총리는 당분간 휴식을 취한뒤 여당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권유에 따라 당고문자리로 복귀할 가능성도 있는 편이다. 민주계일각에서는 이총리카드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또 교체가 확실시되는 이홍구대표도 당고문으로 잔류하면서 자유롭게 대선행보를 할 것이란 얘기도 있다. 이대표자신은 대선도전 여부와 관련, "대표직에서 물러나면 국가와 당을 위해 일할 길을생각하고 있다"면서 "어느면에서는 좀 더 자유롭게 행동을 결정할 수 있을 것같다"고 여운을 강하게 남겼다. 한 측근도 "개인사무실 오픈을 통해 본격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그러나 이총리와 이대표는 당기반과 국민기반에서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어 자력으로는 유력대선주자군의 편입이 다소 힘든 상황이다.

민주계퇴조분위기에 발맞춰 다시 상승무드를 타고있는 김윤환고문은 이제 긴 침묵의 터널을 빠져나올 시점에 놓여있다. 몇몇 대선주자들과의 연대설이 난무하고있지만 갈수록 이회창고문측과의연대설이 굳어지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들이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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