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술硏 그랑파- 17년만의 개가

입력 1997-02-28 14:58:00

갈잎 등 식물소재와 석유화학원료인 폴리프로필렌을 혼합 가공해 만든 '꿈의섬유'가 발명돼 불황에 허덕이는 섬유업계에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랑피(GRAND-P)'란 이름의 신소재는 현재 의류용 합성섬유분야의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있는 폴리에스테르의 대체소재로 섬유산업 발전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그랑피를 발명한 곳은 경북 영천시 대창면 사리에 자리잡은 승기술연구소(소장 김오년·53).지난 수십년간 세계각국의 선진기술진들이 폴리프로필렌을 의류용 소재로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이 연구소의 김소장이 17년간의 노력끝에 최초로 개발, 세계 합성섬유분야의 신기원을 열게 된 것이다.

그랑피는 염색가공이 불가능하고 물성이 떨어져 포대 등 산업용소재로만 활용되던 폴리프로필렌에 갈잎, 톱밥 등의 셀룰로오스 성분과 특수화학약품을 혼합, 고온고압의 응축과정을 거쳐 만든것으로 염색이 가능하고 물성을 향상시킨 소재이다.

이 소재는 합섬섬유와 천연섬유의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어 가볍고 강도와 탄력성이 뛰어나며 정전기가 거의 일어나지 않아 스포츠웨어, 수영복, 양말은 물론 속옷소재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특히 그랑피의 성분중 천연원료의 비중이 70~90%%에 달해 석유화학원료의 수입의존도를 낮출수 있으며 생분해가 가능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있다.

영남대 구강교수(섬유공학 박사)는 "지금까지 폴리프로필렌은 염색이 불가능해 산업용 소재로만사용돼 왔는데 그랑피의 발명으로 의류용소재로도 활용될 수 있게 됐다"며 "이같은 결과는 아직학계에 보고된 바가 없는 획기적인 발명이다"고 평가했다.

현재 그랑피는 삼성물산 등 국내 대기업과 미국 듀퐁사, 일본 도레이사 등으로부터 기술이전에대한 교섭이 진행되고 있다.

〈金敎榮기자〉

-김오년소장은 누구-

꿈의 소재로 평가될만한 '그랑피'를 발명한 승기술연구소의 김오년 소장은 30년 가까이 신소재개발에 노력해온 '섬유외골수'이다.

김소장은 지난 68년부터 섬유업에 뛰어들어 대구시 동구 동촌에서 특수사공장과 제직공장 등을경영해 왔으나 3년전 화재로 모든 것을 잿더미에 뭍는 좌절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김소장은 지난 79년부터 시작한 폴리프로필렌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 창고형태의 가건물을지어 각종 세미나 등에 참석해서 벌어들인 강연료와 일부 기업들의 연구자금지원을 받아 혼신의노력끝에 그랑피를 만들어 냈다.

이에앞서 김소장은 지난 79년 한약찌꺼기를 이용한 특수사개발에 착수, '건강한방사'를 개발해 지난 95년 특허를 받은바 있으며 현재 그랑피에 대한 제조방법과 연구내용과 관련 14건을 특허출원한 상태다.

현재 김소장이 '그랑피'의 세계특허출원을 준비하고 있으나 경비가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자 연구소가 있는 대창면 사리1리 김주철 동장은 청와대에 김소장을 도와줄 것을 내용으로한 호소문을올릴 예정이라는 것.

김소장은 "연구결과의 가치를 인정해 준다면 외국기업보다는 국내기업에 기술권을 판매하겠다"며"그랑피를 연구하면서 그동안 정부의 각종 기술자금 대출을 신청했으나 실현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당하는 등 연구자금이 없어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그동안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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