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韓國 소외된 '亞·太 G6'

입력 1997-02-26 14:39:00

아시아의 4룡중 한때 선두주자였던 우리나라가 아세아·태평양지역의 여섯 부자나라 모임인 '아·태G6'의 회원국으로 가입치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G6'는 일본의 제안으로 미국·중국·싱가포르·호주·홍콩이 참여하고 있다. 이 모임은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G7(서방선진 7개국)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설되며 명칭은 '아·태G6'또는 '아시아시장 그룹'으로 명명될 듯 하다.'아·태G6' 회원국들의 재무부및 중앙은행 고위관리들은 오는 3월4일 일본 동경에서 만나 첫 회합을 갖고 거시경제정책과 금융시장의 현안을 논의하게 된다. 이 모임은 앞으로도 회원국의 재무담당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정례적으로 만나 국경을 넘나들며 이뤄지고 있는 금융자본이동을효과적으로 통제조정하게 된다.

'아·태G6'에는 중국이 회원국인데도 불구하고 오는 7월1일 중국에 반환되는 홍콩을 '하나의 경제단위 국가'로 인정한 것이 특이하다. 반면에 APEC(아태경제협력각료회의) 회원국인 한국은 경제규모로 보아 홍콩과 비교할 수 없는데도 회원국으로 가입치 못한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나 대미(對美) 무역흑자국이 아니란 것이 피상적인 이유이다.

그러나 이런것들은 한국을 제외하기 위한 이유일뿐 저변에 흐르는 진짜 이유는 선진각국들이 우리의 경제는 물론 특히 금융신뢰도에 플러스점수를 줄수 없다는데 원인이 있는 것 같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한보사태가 터지자 은행감독원은 책임회피성 발언만 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장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대통령의 측근들까지 수뢰알선및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되었으니 이를 지켜본 국제사회의 시각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태 G6'회원국들은 아예 한국을 깔보는 눈치가 역력하다. 한국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회원국으로 가입했다거나 월드컵 축구의 공동개최국이란 국제적 위상까지도 무시하는 인상이 짙다.G6회원국들은 한국의 현재 경제및 금융수준이 회원국으로서 자격미달이라는 것외엔 더이상 사족을 달지 않고 있다.

미국 재무부 관리는 "향후 아시아에서 멕시코의 페소화(貨)위기같은 금융공황이 일어날 경우 이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기구가 필요하다"고만 말할뿐 회원국 선정의 부연설명은 전혀 하지않고 있다.

'아·태 G6'의 창설소식은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아직도 나라안에서는 수조원에 이르는 금융대출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는 가운데 잘사는 선진국들은 '한국과는 시장질서를 얘기할 수 없다'며등을 돌리고 있으니 겹친 울분을 삭일수가 없다. 정부는 정신을 차려 나라밖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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