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에서 대통령 인기가 얼마나 더 바닥으로 떨어질지 궁금합니다"(구여권 야당인사)"시간이 없습니다.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할 중대 국정이 산적해있지 않습니까?"(공무원)"과거 민주화투쟁 시절에는 열성으로 따르고 존경한 지도자였는데…. 안타깝습니다"(민주계 야당인사)
"1년이라니요? 산술적으로 1년 남았을지 모르지만 임기말 누수현상이 벌써 심각한데 무슨 1년입니까?"(지역야당 국회의원 보좌관)
김영삼(金泳三) 대통령 취임 4돌을 하루 앞둔 24일 지역의 분위기는 냉담했다. 지나온 4년을 아쉬워하는 표정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남은 1년에 대한 기대도 많지 않았다.
취임 4돌을 맞아 여론조사기관들이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치는 이같은 민심을 정확히 보여주었다.
리서치포럼이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대구시민 4백명 면접조사, 표본오차 ±4.9%%)에서 김대통령은 신임평가가 있을 경우 겨우 2.8%%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68.8%%는 지지하지 않겠다고 응답했으며, 26.8%%는 기권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이 정작 아파해야 할 부분은 그러나 단순히 낮은 지지율에 있지않다. 생명처럼 중요하게내세운 몇몇 정책에 대해 지역민들은 냉소하고 있는 것이다.
64.3%%가 현 정부의 권력유착 정도가 이전 정권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27.3%%는 더 심한것 같다고 응답했다. 개혁과 사정을 강조해온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수치이다.
온조사연구소 조사결과(대구시민 6백명 전화조사, 표본오차 ±4.0%%)에서도 김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잘했다는 평가는 8%% 뿐이었다.
김대통령 정부를 대표할 수 있는 부정부패 방지와 개혁활동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는 15.4%%에지나지 않았다.
오랜 군사정부 정치를 감내한 뒤 맞이한 이른바 문민정부에 대한 이같은 평가는 지나친 것일까.PK에 정권을 내주고 하루아침에 야지(野地)로 나앉은 데서 연유한 '지역감정'이 빚은 현상인가,정당한 연유를 갖고있는 이유있는 냉담인가.
앞서 "안타깝다"고 말한, 김대통령 아래에서 민주계로 활동을 같이한 바 있는 한 야권인사는 지역민심의 이반에는 이유가 있다고 단언했다.
"취임 초기 개혁과 사정, 금융실명제 등으로 상당한 공감을 얻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그이면에 있는 편파성과 졸속성을 깨닫게 됐다"고 그는 해석했다.
"특히 지식층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기는 했지만 지역출신 두 전직 대통령 구속조치가 순수하게만비쳐지지는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대구시청에 근무하는 한 중견 공무원은 이를 더 분명히 드러내주었다.
"잘못한 사람 벌주는 것이야 잘 하는 일이지요. 그런데 왜 요직에 중용되는 사람은 그쪽 뿐입니까?" 인사에 민감한 공무원의 좁은 소견으로만 비쳐지지는 않는다.
그는 또 지난 4년동안은 되는 일도 안되는 일도 없었다고 푸념했다. 경부고속철 대구역사 지하화나 경주역사 선정, 위천국가산업단지 지정 등 숱한 지역 현안들이 해결되지도, 그렇다고 아예 부결되지도 않은채 세월만 질질 끌어왔다고 말했다.
"이런 형편이니 정부는 일을 신중히 잘하려 한다고 해도 국민들로서야 지치기 마련이지요"그래도 김대통령의 남은 1년에 거는 기대가 영 없지는 않았다.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고 말한 몇몇 인사에게서 그래도 대통령에 대한 일말의 애정은 아직 남아있었다.
김대통령은 연초 '유시유종(有始有終)이라고 신년기념 휘호한 바 있다. 유종의 미를 어떻게 남길지는 이처럼 들끓는 여론을 경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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