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장 담그기

입력 1997-02-24 14:31:00

예로부터 음력 정월은 장담그는 철.

금줄을 쳐 부정한 것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택일까지 할 정도로 정성을 다해 장담그던 풍속도는 생활의 변화에 따라 많이 편했지만 대부분 주부들은 삼월삼짓날(음력) 이전까지 장을 담아 일년 식탁을 준비한다.

▨풍속도

'된장맛이 좋으면 일년이 편하다'는 옛말을 들추지 않더라도 정월달의 주부들은 맛있는 장담기에일단의 신경을 쓰게 마련.

수퍼에서 파는 '포장 된장'의 맛이 재래식으로 담근 된장 맛에는 따라갈 수 없자 주부들은 '된장계'를 만들거나 시골에게 친척이나 친지에게 장담기를 부탁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우리콩을 사용하여 전통적인 방법으로 담근 된장을 일부 태릉선수촌에 보냈고 4월중 나머지를 보낼 예정인 동국전문대는 올해도 우리콩 50가마로 메주를 빚어 삼월장을 담글 계획이다.이 대학의 된장은 맛뿐 아니라 몸에도 좋은 '약된장'(?)으로 소문이 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나타내고 있다.

함께하는 주부모임(대표 우정애)은 김천 월명으로 이사간 김현숙 회원집에서 장을 담가서 판매하는 수익사업을 펼 예정이다.

요리연구가 김인숙씨는 "고층 아파트에서는 땅심도 올라오지않는데다가 창문과 블라인드 때문에빛과 공기가 차단돼 곰팡이가 피고 제대로 숙성되지않는다"면서 가급적이면 장을 띄울 동안에는자주 창문을 열고 환기해주어야 제맛을 낼 수 있다고 들려준다.

▨ 메주고르기

잘 뜬 메주를 고르면 장담기를 절반이상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재래식 메주는 거죽이 너무 검고 물렁물렁하면 속이 곪았고, 노란것은 덜 뜬 것이니 전반적으로 밝은 갈색빛이 나는 것을골라야 한다. 수입콩으로 빚은 메주는 붉은빛이 도는 짙은 갈색으로 검은 곰팡이가 핀다. 흰색에푸른 곰팡이가 전체적으로 곱게 퍼져있어야 좋다.

개량메주는 콩알을 잘 보아야한다. 콩알이 너무 크지않고 표피가 얇고 누룩곰팡이가 고루 묻어있으며 황록색을 띤 것이 좋다.

▨담그기

재래 메주=5인 가족 기준으로 소두 1말을 구입한 뒤 솔로 박박 문질러 불순물을 제거하고 흐르는물에 씻어 하루정도 말린다. 굵은 소금도 불순물이 많으므로 미리 녹여서 앙금을 가라앉힌다. 장독은 신문지를 태워 소독하고 숯 6덩이, 붉은 고추 10개, 대나무도 구해놓는다.햇볕이 잘 드는 곳에 장독을 자리잡은 뒤 메주는 절반으로 나눠 소독한 장독에 넣고 소금물을 붓는다. 참숯과 붉은 고추를 띄우고 대나무를 십자로 엮어 메주덩이가 떠오르지 않고 소금물에 푹잠겨 잘 익도록 눌러준다. 단지에 무명천이나 망사천을 덮어서 파리 등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한 뒤 낮에는 뚜껑을 열어주고 밤에는 덮어서 40~50일간 숙성시킨뒤 간장을 뜬다. 간장을 닳일때는 약한 불에 서서히 닳여야하며 닳일때 뜨는 거품은 불순물이므로 걷어낸다.개량메주=메주콩에 섞인 이물질을 골라내고 햇볕에 바싹 말린다. 메주량의 2배 이상 큰 망사자루에 담는다. 그 이하는 재래메주와 방법이 같으나 마지막에 메주가루를 1㎏정도 더 넣으면 맛이더 좋아진다. 메주가루는 그냥 넣지말고 자루에 담아서 넣으면 간장을 뜰때 장물이 지저분하지않고 깨끗하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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