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직장 이사람-농협 동촌지점 임상길대리

입력 1997-02-20 14:53:00

남들은 30대에 대리로 승진하는데 50이 넘어서야 대구서 최고령 대리시험 합격의 영광을 안은 직장인. 프라이드 자가용에 태극기를 꽂고다니며 이를 펄럭이면서 출근하고 책상에 앉자마자 매일'절약'이라는 글귀를 큼지막하게 적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직장인이라면 어떨까.농협중앙회 동촌지점 임상길 대리(54)는 남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은채 '나대로의 철학'과 원칙이 묻어난 삶을 꾸리고 있다고 자신만만해 한다. '나대로 철학' 덕분에 출세와는 거리가 먼듯한성격이지만 결코 자신의 말과 행동에 후회하지 않는다며 큰소리다.

"흔히들 말하는 직장에서의 승진과 출세는 수단일뿐이지 삶의 목표는 아니라고 봅니다" 출세를위해 아웅다웅 매달리는 직장인들을 나쁘다고 말할수 없지만 '산다는 것이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다'며 임대리는 예의 심오한 철학을 편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국가에 대한 사랑이다. 그는 프라이드 차에 국경일도 아닌데3백65일 태극기를 꽂고 다니며 애국심을 강조한다. 또 그가 18년동안 써온 붓글씨의 글귀는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글만 골라쓴다. 오죽하면 붓글씨 대회에서도 좋고 아름다운 글귀를 마다하고 '조국통일'이라고 써서 심사위원들을 당황하게 만들 정도다.

하루를 평생에 비유해 한치의 빈틈없이 꾸려가는 그는 61년 농협금융점포의 전신인 농업은행에임시직으로 입사했다. 학력은 중졸이 전부다. 학력때문에 자신없어 대리시험도 50이 넘어서야 치를수 있었지만 낮은 학력을 결코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학력이 모자란다고 너무 일찍 포기하지 마십시오. 이를 악물고 하면 누구든지 무엇이 될수 있고항상 가능성은 열려있습니다"고 말해주고 싶다는 그는 현실을 원망하면 할수록 남들보다 더 뒤처질 뿐이라고 잘라말한다.

〈金順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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